[대전/충남]찜찜한 아파트 공사비, ‘나라장터’로 투명하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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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 입찰시스템 민간개방… 수백-수천만원씩 비용절감에 입주자들 만족도 높아

“아파트 관리비를 아끼려면 조달청 ‘나라장터’를 두드리세요.”

대전 서구 둔산동 향촌아파트(1650채)는 입주한 지 15년이 지나 폐쇄회로(CC)TV를 교체하기로 했다. 업체의 견적서를 받다가 조달청 나라장터 전자조달입찰시스템을 통해 A사가 선정됐고 가격은 예상보다 5000만 원 절감됐다. 나라장터 수수료는 5000원이다.

○ 조달청 전자조달시스템, 민간 개방

대전에서만도 최근 서구 둔산동 K아파트에서 전압기 공사 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말썽이 빚어졌다. N아파트에서는 청소·소독업체 선정과 비용 산정을 둘러싸고 고소 고발까지 이어졌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투명하고 효율성을 높인 것이 지난해 민간에 개방한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다. 2012년 10월에 개통한 나라장터는 입찰과 계약, 대금지급 등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한다. 그동안 4만7000여 공공기관과 27만 개 조달기업이 활용해 지난해만도 72조7000억 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바로 이 시스템이 민간에 개방된 것. 조달청은 먼저 전자조달 이용효과와 파급력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아파트와 영농·영어조합법인을 대상으로 문을 열었다. 아파트의 경우 국민의 60% 이상이 거주하고 연간 징수 집행되는 관리비가 10조 원에 달하지만 공사 용역입찰 등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농·영어조합 역시 연간 수천 억 원의 정부보조금 지원사업을 집행하는 만큼 공정성과 투명성이 요구된다.

○ 아파트마다 나라장터 인기

조달청이 민간에 개방하자 최근까지 아파트 1500여 곳, 영농조합 등 20개, 비영리법인 60여 개 등 모두 1600여 곳이 등록하고 200여 건의 전자입찰이 이뤄졌다.

대전 서구 신동아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청소·소독업체를 선정하면서 나라장터를 이용해 연간 700만 원을 절약했다. 중구 유등마을, 동구 은어송아파트에서 재도장공사와 승강기 보수공사 과정에서 나라장터를 이용했다.

서울 우성그린아파트는 17년간 독점 관리하던 위탁업체를 이 시스템을 이용해 교체하면서 연간 600만 원의 관리비를, 부산 오륙도 SK뷰아파트 역시 소방시설 점검 용역을 지난해(7000만 원)보다 4000만 원이나 낮은 3000만 원에 계약했다. 전북 군산시 나포글로벌영농조합은 표고버섯 재배사 공사에서 5000만 원을 아꼈다.

이 밖에 승강기 교체 및 보수, 청소, 소독, 경비, 미화, 어린이놀이터 시설 교체, CCTV 교체공사 등 모든 분야에서 나라장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전 서구 W아파트 입주자 김모 씨는 “최근 입주자대표자회의에서 몇 년 안 된 가스배관 교체공사를 한다고 해 의심스러워 나라장터를 이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민형종 조달청장은 “나라장터는 문화상품권 구매, 요리교육 위탁사업, 여행사 선정 등 모두 분야를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다”며 “내년부터 중소기업에도 개방하고 입찰뿐만 아니라 계약과 대금지급도 조달업무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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