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살아서 웃고 있는 것 아냐?” 의혹 확산에 음모론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2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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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각종 의혹과 추측을 쏟아냈다.

22일 경찰 발표 직후 누리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병언이 살아서 웃고 있는 것 아니냐" "정부가 소설을 쓰고 있다"는 등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신원 확인까지 40여 일이나 걸린 점과 발견 당시 시신이 심하게 부패돼 있던 점 등이 주로 의혹을 사는 부분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위장 사망 논란이 일었던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 씨의 사례를 언급하며 '시신 바꿔치기'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각종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일각에선 음모론까지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의료민영화' 입법을 감추기 위해 유병언 관련 소식을 이날 발표했다는 내용이다. 공교롭게도 경찰 발표가 이뤄진 22일은 이른바 '의료민영화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의 입법예고 기간이 만료되는 날이었다. 지난달 10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개정안은 22일까지 입법예고된 뒤 규제 심사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8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날 SNS 상에는 "유병언 때문에 의료민영화가 묻히면 안 된다"는 글과 함께 의료민영화 반대서명을 촉구하는 글이 대거 확산됐다.

전문가들은 객관적 사실이 부족할 때 다양한 의혹이 확대재생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실에 대한 불확실성이 클 때 이미 밝혀진 사실과 다른 쪽으로 믿고 싶은 사람이 많으면 루머는 다양하게 확산될 것"이라며 "(유 전 회장과 관련해) 아직 관련된 사실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아 논란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YTN 캡처
사진=YTN 캡처

권오혁 기자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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