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달서구 143개 초중학교 대상 “스마트폰앱-고교 프로그램도 추진”
국제화특구사업 정부지원 없어 국제고 등 핵심사업은 엄두 못내
대구 원화중 학생들이 대구글로벌교육센터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시교육청이 실용영어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대구교육국제화특구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확보가 어려워 ‘말뿐인 특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교육청은 최근 실용영어 교육을 위한 ‘321 해피 투게더 잉글리시’ 프로그램을 만들어 특구 지역인 북구와 달서구의 모든 초중학교(143개)에 보급했다. ‘321’은 매일 10분 동안 영어 단어 3개를 외우고 문장 2개를 말하며 1개의 문장을 써본다는 뜻.
시교육청은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초교를 졸업하면 어휘 1000여 개와 문장 500여 개, 중학교를 마치면 어휘 2000여 개와 문장 1000여 개를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재선 교육과정운영과 장학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고 2016년에는 고교용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구 사업의 하나인 대구글로벌교육센터는 16일 달서구 야외음악로 옛 대구남중학교에 개소한다. 영어도서관을 비롯해 쇼핑 요리 영화 등 주제별 영어체험교실,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7개국 문화를 체험하는 코너 등으로 구성됐다. 시범 운영에 참가한 중학생 26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4%가 ‘다시 찾고 싶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외국 문화를 체험하며 공부하니 영어가 쉽게 느껴진다”며 “영어독서능력 진단검사로 수준에 맞는 영어책을 추천받아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교육국제화특구 사업에 정부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알맹이 없는 특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올해 특구에 필요한 예산은 33억여 원이지만 국비 지원은 4억 원에 불과하다. 사업 첫해인 지난해는 국비 지원이 없었다. 이 때문에 국제고와 국제통상고 설립 같은 핵심사업은 전혀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국제학교 설립은 2018년 이후 장기 계획으로 미뤄진 상태”라며 “현재로서는 자체 예산을 최대한 확보해 초중학교 사업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도 예산 부족으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북구는 자체 예산 4억1800만 원으로 학생 영어마을 체험 등 4개 사업을, 달서구는 2억4300만 원으로 시교육청 실용영어 프로그램 지원 등 4개 사업을 추진하는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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