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 양림동에 있는 최승효 가옥은 3300㎡의 부지에 동향으로 지어진 정면 8칸, 측면 4칸의 전통 가옥이다. 광주시 제공
전남 광주 도심에는 근현대 문화유산의 보고인 남구 양림동이 있다. 양림동 지척에는 시민들의 쉼터인 사직공원이 있다. 옛 전남도청 자리에 2015년 개관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연결하는 문화관광 상품으로 동구 예술의 거리, 대인시장과 함께 양림동과 사직공원이 떠오르고 있다.
○ 문화유산의 보고 양림동
양림동은 도심에 있으면서 숲이 우거져 있다. 옛 부자동네인 양림동에는 광주 민속자료 1호인 이장우 가옥이 있다. 1899년 지어진 이 집은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광주 민속자료 2호로 1920년대에 지어진 최승효 가옥도 눈길을 끈다. 이 집은 독립운동가 최상현이 살던 집으로 다락에 독립운동가들을 피신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화기에는 외국 선교사들이 양림동에 살면서 선교활동을 하고 서양문물을 전달했다. 의사이자 목사였던 선교사 오웬의 친지들이 성금을 내 지은 오웬기념각과 선교사 묘역이 있다. 1920년대 양림동에 지어진 미국인 선교사 우일선(미국명 윌슨)의 사택은 광주에 현존하는 서양식 주택 중 가장 오래된 집이다.
양림동은 중국으로 건너간 세계적 음악가 정율성, 한국 현대시의 거목 다형 김현승, 한국 영화계 거장 임권택 등 많은 예술인의 문화거점이 됐던 곳이다. 특히 호랑가시나무 등 수령 100년이 넘는 거목들이 있는 숲도 있다.
광주시는 양림동의 문화잠재력을 높게 평가한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양림산, 호남신학대, 수피아여고 등 양림동 20만 m²를 총사업비 307억 원을 들여 역사문화마을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순교자기념공원·문학소공원 조성, 우일선 선교사 사택 보수, 양림산 숲 조성, 4.6km 도보 코스인 양림길 개발사업을 끝냈다.
광주시는 올해 주차장(144대분)을 만들고 공연장과 예술인사랑방, 작은 도서관 역할을 하는 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한다. 내년에는 양림동 50가구를 민박집으로 개·보수하고 예술가게와 음식체험관도 만들 계획이다.
○ 도심의 쉼터 사직공원
6일 양림동 옆 사동 사직공원에는 벚꽃이 만발했다. 도심의 쉼터 사직공원은 사직단이 있던 곳. 사직단은 삼국시대부터 나라의 안녕,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렸던 곳. 1894년 제사가 폐지되고 1960년대에 사직공원에 동물원이 들어서면서 사직단은 헐렸다. 하지만 1991년 동물원이 북구 생용동 우치공원으로 옮기면서 사직단이 복원됐다.
사직공원 팔각정은 2012년 철거됐다. 팔각정 자리엔 전망타워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5, 6월에 완공될 예정인 전망타워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무등산을 조망할 수 있다. 전망타워는 높이 34.7m이며 1층에 매점, 3층에 전망대가 들어선다. 전망대에는 북 카페를 비롯해 시민들의 소망이나 사직공원의 옛 추억을 떠올리며 메모를 적을 수 있는 공간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된다. 광주시는 전망타워 주차장을 조성하고 주변에 친환경 산책로를 개설했다. 사직공원 전망타워도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돼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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