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상무’ 얼마나 됐다고… 이번엔 ‘신문지 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블랙야크 회장 뒤늦게 탑승구 도착
제지하던 항공사직원 신문으로 때려… 누리꾼 비난 봇물… “현장서 사과” 해명

국내 유명 아웃도어업체의 회장이 비행기 탑승 과정에서 시비가 붙어 국내 항공사 직원을 폭행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앞서 4월에는 포스코그룹의 한 임원이 기내에서 “라면을 짜게 끓였다”는 이유로 여성 승무원을 폭행해 파문을 일으켰다.

항공업체들에 따르면 9월 27일 오후 3시 9분경 김포국제공항의 한 국내선 탑승구에서 소란이 벌어졌다. 3시 10분 출발 예정인 여수행 아시아나항공편을 예약한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64)이 비행기를 타겠다고 요구한 것. 통상 항공사는 국내편의 경우 승객들에게 비행기 출발시간 5분 전까지 탑승구에 도착할 것을 통보하고 있다.

하지만 탑승 수속을 담당하던 이 항공사의 용역회사 직원(36·남)이 “여수행 비행기를 타려면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데 시간이 1분밖에 남지 않아 곤란하다. 출발 시간이 늦어질 경우 다른 승객들이 항의하기 때문에 다음 비행기를 타라”고 권유했다.

이 직원과 옥신각신하던 강 회장은 욕설과 함께 손에 들고 있던 신문으로 직원의 얼굴을 때렸다. 이에 동료 직원이 김포공항경찰대에 신고했으나 강 회장이 바로 사과하고, 폭행을 당한 직원도 이를 받아들여 문제 삼지 않기로 함에 따라 소란은 수습됐다. 강 회장은 결국 1시간여 뒤 김포공항을 출발한 다른 항공사의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30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알려진 내용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겸허히 받아들이며,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현장에서 당사자에게 사과를 했고 약 한 시간 뒤 다시 찾아가 재차 사과했다”며 “어찌 됐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사회를 위해 더욱 봉사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과 공항에 동행했던 블랙야크 관계자는 “당시 강 회장은 함께 비행기를 타기로 한 직원들이 늦자 그들과 함께 (활주로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려고 버스를 잡아두고 있었다”며 “상황을 살펴보려고 잠시 게이트로 돌아온 사이 셔틀버스가 예고 없이 떠나자 (강 회장이) 잠시 흥분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12월 환경 보호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9월에는 사회공헌을 위한 나눔재단과 장학재단 설립을 위해 29억 원을 내놓았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신문지 회장#블랙야크#강태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