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은 23일 “한국의 차기 전투기로 EADS의 유로파이터가 도입되면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 사업에 20억 달러(2조여 원)를 현금 투자하겠다”고 제안했다. 차기 전투기(FX) 3차 사업 수주전에서 미국 록히드마틴 및 보잉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EADS가 대대적인 투자 카드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EADS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는 한국이 FX 사업과 KF-X 사업을 통해 전투기 생산국으로 올라서도록 EADS가 파트너가 되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또 레이더, 유도무기 등 전투기의 전자전에 쓰이는 항전시스템 개발을 위한 한국의 독자적인 소프트웨어센터, 유지보수센터(MRO)는 물론이고 개발된 한국형 전투기와 무장체계에 대한 수출 지원도 약속했다. 이에 앞서 EADS는 유로파이터를 도입할 경우 총 도입량 60대 가운데 53대를 한국 내에서 생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EADS가 유로파이터 국내 생산에 이어 KF-X에 대한 자본투자 계획까지 밝힌 것에 대해 방위산업계에서는 “결정적 ‘히든카드’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로파이터가 경쟁 기종인 록히드마틴의 F-35A나 보잉의 F-15SE에 밀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자 한국이 관심을 갖는 기술 이전과 고용 창출로 이를 만회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드러냈다는 것이다. 실제 EADS는 한국에서 유로파이터 생산과 KF-X 사업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연간 5만 명의 일자리 창출과 수십조 원에 이르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EADS의 깜짝 카드가 6월 차기 전투기 기종 선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서는 예측 불허다. 방위사업청은 수주전에 참여한 3개 업체와 가격협상을 종료한 채 막바지 절충교역 협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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