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스님… ‘백양사 도박’ 보도한 매체 대표 무차별 폭행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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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들어서려는 순간 A 스님이 달려와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가격했다. (넘어져 있는데) 다시 얼굴을 수차례 가격한 뒤 무릎으로 왼쪽 얼굴을 때렸다. …방안에서 일부 스님이 일단 방안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다시 들어서는 순간 A 스님이 맥주잔을 집어 얼굴을 향해 찍으려는 것을 스님 4, 5명이 만류했다.”

지난해 ‘백양사 도박사건’을 보도한 불교계 언론매체 대표 B 씨가 이 사건에 관련됐던 A 스님에게 폭행을 당해 파문이 일고 있다. 폭행을 당한 대표의 한 지인은 B 씨가 작성한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일지로 상세하게 기록한 e메일을 보내왔다.

이 일지와 불교계에 따르면 폭행사건은 조계종의 국회 격인 제193회 중앙종회 임시회를 하루 앞둔 18일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발생했다. 이날 B 씨는 백양사사건 등 조계종과 관련한 일련의 보도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히기 위해 조계종 종책(계파) 모임이 진행되고 있는 네 곳의 음식점을 차례로 방문했다. 폭행사건은 당시 조계사 주지와 부주지로 있던 스님들이 중징계를 받은 계파 모임에서 벌어졌다. 폭행을 한 A 스님은 지난해 도박사건으로 종단으로부터 공권 정지 3년의 징계를 받았다.

A 스님은 사건 뒤 사과하라는 다른 스님의 말에 응답하지 않다가 사흘이 지난 뒤 B 씨에게 “스님으로서 이유 여하를 떠나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마음 상하셨다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를 보냈다.

B 씨가 소속된 매체 관계자는 “폭행을 당한 대표는 22일 경기 고양시 일산 동국대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고 입원했다”며 “폭행으로 치아 4개를 발치하고 혈뇨가 나오는 증세를 보여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불교계 일부 단체는 폭행을 저지른 A 스님에 대한 징계와 조계종 총무원 지도부 스님들의 공개 참회를 촉구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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