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 나타난 ‘박정희 캐딜락’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6일 03시 00분


논산 사는 50대 트럭에 싣고와 “8대 취임식때 탔던 車” 주장
내려놓다 광장 유리 깨 배상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25일 오후 4시 20분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 검은색 구형 캐딜락 한 대가 등장했다. 충남 논산시에서 온 박광종 씨(54)가 트럭에 싣고 온 캐딜락을 지게차를 이용해 광장에 내려놓은 것.

차량은 심하게 녹슬고 군데군데 찌그러져 있었다. 차량 앞뒤 번호판 자리에는 봉황 두 마리 사이에 무궁화 하나가 그려진 파란색 청와대 표장이 붙어있었다. 새것처럼 깨끗한 표장이었다. 창문에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이 붙어있었다.

자신을 자동차 안전장치 연구원이라고 소개한 박 씨는 몰려든 시민에게 “박정희 대통령이 제8대 대통령 취임식 당시 탔던 차량”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을 축하하기 위해 가져 왔다”고 했다. 박 씨는 “2007년 한 기념품상에 박정희 대통령 차가 있다는 말을 듣고 달려갔다. 베트남으로 수출되려는 걸 100만 원을 주고 내가 샀다”고 주장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캐딜락은 30여분 만에 광장 밖으로 옮겨졌다. 캐딜락을 광장에 내려놓는 과정에서 광장 바닥의 유리블록이 깨졌다. 박 씨는 “서울시에 2000만 원의 배상금을 지불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캐딜락을 싣고 다시 논산으로 갔다.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범법행위는 아니지만 허가 없이 대중이 모이는 광장에 차를 전시한 것이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박정희#캐딜락#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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