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개항기 문화재에서 미래 기술까지… 인천, 길에 스토리를 입혔다

  • 동아일보

인천 거리를 걸으면서 과거, 현재, 미래의 도시 역사를 느껴 볼 수 있는 코스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근대문화재가 몰려 있는 중구 자유공원 일대의 ‘인천근대문화재 둘레길’과 한국 철도의 시발지가 있는 ‘쇠뿔고개길’은 최근 손수건 지도로 제작됐다.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으로 사용될 아이타워 등을 돌아보는 ‘송도미래길’은 길라잡이 해설가의 안내를 받으면서 인천시 도시계획의 미래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인기 코스다.

○ 인천근대문화재 둘레길

대한제국 말 개항장 풍경을 간직한 중구 응봉산 자유공원 일대의 근대문화재 11개를 중심으로 둘레길이 만들어졌다. 해반문화사랑회가 문화재청 지원으로 1년간 답사를 벌인 끝에 성격이 비슷한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는 인천의 ‘경제길’ ‘학교길’ ‘하늘길’ 등 3개 코스를 개발한 것.

‘인천 경제길’은 경인전철 인천역에서 시작해 전환국 터∼제1은행∼18은행∼58은행∼조계지계단∼일본 우선주식회사∼인천우체국을 돌아보는 코스다. 19세기 말에 건축된 제1은행과 18은행은 인천개항박물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단장됐으며 입장료는 1700원(성인 기준)이다. 이들 건축물은 인천시 지정 유형문화재 또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총 2700걸음(약 1.5km)으로 50분 정도 소요된다.

‘인천 하늘길’은 벽돌조 고딕양식의 답동성당∼로마네스코 양식의 내동교회(옛 성공회 신학원 건물)∼인천 최초의 감리교회인 내리교회 코스다. 일명 ‘종교 순례의 길’로도 불리는 총 1200걸음, 25분 거리다. ‘인천 학교길’은 1901년 중국인들의 자녀를 교육하기 위해 설립된 화교중산학교와 일제강점기에 건축된 강당(성덕당)을 보유한 제물포고교를 둘러보게 된다. 고개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총 1800걸음, 30분 코스다.

○ 송도미래길

인천도시공사가 2010년 4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송도미래길은 11명의 길라잡이가 안내하는 총 4.5km. 인천지하철1호선 센트럴파크역 4번 출구로 나와 인천도시전시관인 컴팩스마트시티∼3차원 곡면 형태의 전시관인 트라이볼∼수상택시 부두인 보트하우스∼인천대교 전망대∼유럽형 상가인 커낼워크∼도심 속 이색 공원인 송도센트럴파크∼국제전시장인 송도컨벤시아를 돌아보게 된다.

트라이볼과 송도컨벤시아에서 전시회나 전람회가 있을 경우 별도의 관람료를 내고 들어가면 된다. 국내 최장 교량인 인천대교와 인천 앞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인천대교 전망대는 컨테이너 3개를 예술적으로 배치한 조형물 형태이며, 세계 3대 공모전 중 하나인 ‘레드닷디자인어워드’에서 2010년 건축조형물 부문 대상을 받았다. 송도센트럴파크 내 수로에서는 겨울에도 카누, 수상자전거 등의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4∼11월 다음 카페(송도미래길)를 통해 길라잡이 안내 신청을 할 수 있다. 올해 1800여 명이 참가했다.

○ 쇠뿔고개길

동구 금창동 배다리 일대에도 인천 기독교 산실인 여선교사 합숙소, 국내 최초의 사립학교 등 근대문화유적지가 몰려 있다. 서울로 가는 가장 큰길이었던 우각로(牛角路)가 그 중심인데, 이 길의 순수 우리말이 쇠뿔고개길이다.

지역예술단체 ‘반지하 퍼포먼스’는 수년 전부터 인천문화재단과 인천도시공사의 도움을 받아 이 지역에 벽화를 그려 오고 있다. 골목 안 빛깔정원, 마을카페, 헌책방 가는 길, 1930년대 우각리 마을 풍경, 황토벽 집, 텃밭에서 김장하기 등의 벽화들은 마을의 역사와 삶을 꾸밈없이 보여 준다. 32개의 벽화를 보면서 ‘신여성길’ ‘생애사길’을 둘러보는 것이다. 네이버 카페(cafe.naver.com/incheongil)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둘레길#송도미래길#쇠뿔고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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