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朴당선인 공약대로… 수도권 GTX 본궤도 오르나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기간 약속한 수도권 공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당선인이 상대적으로 수도권 규제완화에 긍정적이어서 장기 정체되고 있는 수도권의 대형 사업들이 빛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는 것. 하지만 세부적인 재원마련 계획이 없어 제대로 실현될지는 아직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전망도 많다.

○ GTX 드디어 빛 보나

경기도는 도가 추진해온 주요 정책들이 모두 박 당선인의 공약에 포함돼 있어 고무된 상태다. 서울의 경우 별도의 지역 공약이 없지만 교통정책 등에서 경기도 공약의 실현 여부에 따라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일단 경기도의 숙원사업인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사업은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대선 공약을 통해 “경기도 어디서나 서울 도심에 30분대에 접근할 수 있도록 GTX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GTX 사업은 당초 내년에 착공해 2018년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예비타당성 조사가 늦어져 내년 정부예산안에 실시설계비조차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수서발 KTX 노선을 경기 의정부까지 연장하겠다는 공약도 눈길을 끈다. 이렇게 되면 서울 동북부와 경기 남양주 구리 의정부 양주 포천시, 멀리는 강원 춘천시까지 수도권 동북권 570만여 명의 KTX 접근성이 높아진다.

사업자의 계약 파기 등으로 표류하는 경기도의 대형 개발사업도 힘을 받게 됐다. 박 당선인은 경기 고양시 대화동 일대 한류(韓流)월드 개발사업을 위해 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 등 복합단지 개발 기반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경기 안양·군포시와 서울 금천·구로·영등포·동작구 등에서 요구해온 국철 1호선 지하화(서울역∼군포 당정역)는 공약에서 빠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6조5000억 원에 이르는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공약에서는 제외했다”며 “상황을 봐가며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시아경기대회 성공 개최…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인천시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공약에 크게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는 인천시의 자금난으로 정부 지원 없이는 정상적인 추진이 어려운 상태다. 인천시는 평창 겨울올림픽 수준(국비 70%) 지원, 주경기장 신축비(올해 국비 880억 원) 지원 등을 당선인 측에 요구할 계획이다.

경인고속도로 통행료도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경인고속도로는 인천 지역을 남북 및 동서로 가로막아 지역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출퇴근 시간대에 교통량이 집중돼 사실상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이미 투자비의 2배 이상을 회수했기 때문에 통행료를 없애고 지역 발전을 위해 지하화를 추진하겠다는 게 박 당선인 측 생각이다.

인천 도시철도 2호선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인천시의 재정난으로 개통 시기가 당초 2014년에서 2016년으로 미뤄졌지만 박 당선인은 인천 서북부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조기개통 추진 의사를 밝혔다. 또 세계 최대 금융기구인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한 송도를 글로벌 IT융합 저탄소 녹색도시로 발전시키고, 청라국제도시에 서울 지하철 7호선을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약속대로 모든 사업이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경기도 공약에만 21조6000억 원가량이 소요되는 등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지만 재원마련 계획이나 구체적인 로드맵은 불확실하다. 제17대 대선 때도 당시 한나라당은 다양한 경기·인천지역 공약을 제시했지만 빛을 본 것은 경인운하 등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김재영 기자 red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