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신도시 라이프]청계산 자락에 ‘한국의 베벌리힐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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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판교 타운하우스 밸리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서판교 청계산 자락에 위치한 명품 타운하우스 월든 힐스. 왼쪽부터 핀란드, 일본, 미국 건축가가 각각 설계했으며 경사지를 살린 자연적 건축기법이 눈에 띈다. 이 일대는 판교 최고의 주거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LH 제공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서판교 청계산 자락에 위치한 명품 타운하우스 월든 힐스. 왼쪽부터 핀란드, 일본, 미국 건축가가 각각 설계했으며 경사지를 살린 자연적 건축기법이 눈에 띈다. 이 일대는 판교 최고의 주거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LH 제공
《1992년 경기 분당을 시작으로 입주가 시작된 일산 중동 산본 평촌 등 1기 신도시들이 올해 입주 20주년을 맞았다. 5개 신도시는 개별 도시계획을 통한 주택공급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 택지개발을 신도시 위주로 재편하는 출발점이 됐다. 경기도에는 현재 개발 중인 2기 신도시까지 100만 평(약 330만6000m²) 이상의 대규모 신도시 18개가 있고, 소규모 택지지구까지 포함하면 모두 196개의 신도시가 들어섰거나 조성 중이다. 경기도내 1200만 인구의 30% 정도인 378만 명이 신도시에 거주하고 있고, 조성 중인 택지에는 286만 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동아일보는 신도시 20주년을 맞아 국내 주류 주거문화로 자리 잡은 신도시의 다양한 주거형태와 여가생활, 모임, 이색 화제, 민원현장, 트렌드 등을 보여주는 신도시 이야기를 시리즈로 연재한다.》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서쪽 끝 청계산 자락에는 이색적인 타운하우스가 들어서 있다. 산기슭을 그대로 살린 이곳에는 층층의 테라스형과 흰색의 3층 단독주택형, 그리고 주황색과 파란색이 어울려 컬러풀한 단·복층 집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이 LH가 판교의 랜드마크, 한국형 베벌리힐스라 부르는 월든 힐스다. 3개 단지로 조성된 월든 힐스는 핀란드 페카 헬린(1단지), 일본 야마모토 리켄(2단지), 미국 마크 맥(3단지)이 설계를 맡았다. 몇십 채로 조성된 폐쇄적인 기존의 국내 타운하우스와는 규모나 조망이 차별화된다. 테라스형 1단지는 은퇴한 노부부들이 주로 살고, 독립적이고 층간 소음진동 민원이 없고 초중학교가 가까운 2, 3단지는 의사 변호사 전문직 등 고소득 젊은층이 주로 산다.

이곳은 지난해 3월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지금도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남은 곳이 뒤늦게 분양을 시작한 2단지 3채밖에 없는 상황. 국내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돼 매매조차 실종된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2년 전 분양 당시 평당 1880만∼2000만 원이었지만, 현재 실거래가는 크게 오른 3400만∼3800만 원을 기록하고 있다. 가구당 평형에 따라 4억∼8억 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된 상태다. 멀지 않은 용인시 동백이나 죽전의 타운하우스가 할인에 들어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서판교 H공인중개사는 “10억 원대 전세에서 살려는 고소득 전문직들이 줄을 서 있다”고 말했다.

윌든 힐스 주변에는 청계산 자락을 따라 고급 타운하우스가 즐비하다. 이곳들도 불황을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분양한 SK 산운 아펠바움 34채는 대지 150∼200평, 분양가 40억∼80억 원의 고가였지만 2, 3채를 남겨놓고 모두 분양됐다.

아펠바움 바로 옆 산운마을 7단지 휴먼시아는 지난해 한국건축문화대상 공동주거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할 만큼 기존 아파트와는 확실히 차별되는 명품이다. 1, 2, 3층에는 작은 정원을 꾸밀 수 있을 정도의 테라스를 갖췄다. 인근 J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이곳에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전현직 장관 3, 4명이 살고 있다”며 “151m²형의 경우 지난해 초 10억 원 선이었지만 지금은 13억 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서판교 지역이 불황을 모르는 고급 주택지로 각광을 받는 데는 쾌적한 주거환경과 교통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용인∼서울 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신분당선이 가까워 강남까지 15분이면 도착한다. 뒤로는 청계산, 앞으로는 운중천이 흐르는 배산임수형의 길지라는 풍수지리도 한몫한다. 지난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곳과 5분 거리의 남서울CC 입구에 저택을 짓고 입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입소문을 탄 것도 인기를 부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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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판교신도시#청계산#타운하우스#베벌리힐스#월든 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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