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타블로 “타진요 참회했는지 의문… 일벌백계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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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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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의 내변산국립공원에 월명암이라는 유명한 암자가 있습니다. 피고인에게 그곳에 있는 글귀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며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이 말을 새겨 다들 지혜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기 바랍니다.”

가수 타블로(본명 이선웅·사진)의 미국 스탠퍼드대 학력이 위조됐다는 의혹을 확산시켰던 인터넷 카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회원 8명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내려진 10일 오전 9시 50분 서울중앙지법 421호 법정. 형사항소2부 박관근 부장판사가 불교경전 중 하나인 ‘잡보장경(雜寶藏經)’의 구절을 읽어 내려갔다. 8명 중 유일한 여성이자 가장 어린 박모 씨(26)가 입고 있던 녹색 죄수복 소매로 눈가를 훔치기 시작했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대부분의 피고인들은 “형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최후진술에서도 “감옥에 가더라도 타블로에 대해 개인적으로 믿을 수는 없다”며 끝까지 반성하지 않아 실형을 선고받은 회원 3명도 뒤늦게 반성문을 제출하며 뉘우치는 기색을 보였지만 소용없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가 불순하고 범행 방법도 천박하다”고 꾸짖었다. 이어 “이 사건 같은 우매한 짓이 재발되지 않도록 일벌백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인 타블로와 그 가족들이 “피고인들이 진심으로 참회했는지 의심스럽다. 엄벌해 달라”고 한 것도 판결에 영향을 줬다. 타블로는 재판부에 “올해 3월 말 세상을 떠난 부친의 사망 원인이 타진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8년 전부터 간암을 앓고 있긴 했지만 피고인들의 명예훼손으로 갑자기 병세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도 부친의 사망에 대해 “이 사건으로 겪은 고통과 스트레스가 하나의 원인이 돼 사망했다”고 인정했다.

타블로는 또 법원 양형조사관의 전화를 받고 “아직도 타진요에 대해 용서가 안 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해보지만 변화가 없다. 가족들의 상처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법원에서도 다른 가족들에게 따로 연락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저 어서 사건을 잊고 싶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재판부는 1심서 실형을 받은 3명 중 박 씨에 대해서는 “특이체질인 데다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돼 수감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고 불우한 성장 과정이 비뚤어진 심리상태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10개월의 1심 형량을 2년간 집행유예하고 석방했다. 그 대신 이례적으로 “책 2권을 읽은 후 독후감을 제출하고 악성 댓글을 추방하기 위한 활동을 하라”는 특별 준수사항을 부과했다. 재판부가 추천한 책은 김사라 씨가 쓴 ‘제3의 이브’와 디 월리스가 쓴 ‘인생극장 연기수업’이다. 박 부장판사는 ‘인생극장 연기수업’의 ‘그릇된 신념과 인성이 우리의 에너지를 병들게 하고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을 원치 않는 길로 이끈다’는 구절로 재판을 마무리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타블로#타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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