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자매살인 사건, 용의자 행방 오리무중…자살? 도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6일 10시 50분


6일로 울산 자매살인 사건 발생 18일째를 맞았으나 용의자 김홍일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 탐문에도 흔적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김 씨의 자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경찰이 김 씨의 주변인물들을 조사한 결과, 김 씨가 범행 전에 "자살하겠다"는 말을 수차례 한 것으로 확인된 때문이다.

김 씨가 인터넷에서 마지막으로 검색한 단어가 자살이었고, 일본의 '자살 숲'으로 유명한 주카이(樹海) 숲을 수차례 검색한 사실도 밝혀졌다.

김 씨가 지난달 22일 자신의 모교인 부산 기장군의 한 대학교 주차장에 버린 차 안에 휴대전화와 통장을 모두 놔둔 점도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울산 생명의전화 자살예방센터 문영란 소장은 "자살을 언급하고 자신의 물건을 버리는 것은 전형적으로 자살 기도자들이 보이는 행동유형이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 씨에게 도주 자금이 거의 없고 지인에게 연락할 수 없다는 점 등으로 미뤄 자살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도주 가능성 역시 적지 않다. 가장 큰 근거는 '시간'이다.

일반적으로 범행 이후 자살하는 범인은 2~3일 이내에 실행한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살하려는 마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10여년 동안 형사로 활동한 한 경찰관은 "범행 직후 경기도, 강원도 등을 거쳐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기까지 이미 이틀 이상의 시간을 보냈다"며 "자살 의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자매 중 언니를 향한 김 씨의 집착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들어 자살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도 있다. 울산대학교 경찰학과 이창한 교수는 "스토커는 일반적으로 겁이 많아 자살을 고통스러워 할 수 있다"며 "자살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자살하려 했다면 범행 현장에서 실행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김 씨는 지난달 20일 새벽 울산 중구 성남동의 한 다가구주택에 들어가 알고 지내던 20대 자매 2명을 살해했다.

경찰은 탐문수사와 수색활동 병행해 김 씨를 찾고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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