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조관우 씨(47·사진)가 팬으로 알고 지낸 40대가 휘두른 흉기에 100여 바늘을 꿰매는 목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조 씨와 가해자인 전모 씨(45·사업) 모두 당시 상황에 대해 “만취해 기억이 나질 않는다”면서 합의서를 작성해 사건 경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16일 조 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전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전 씨가 조 씨와 합의했다는 점을 감안해 영장을 기각했다.
전 씨는 15일 오전 1시 15분경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조 씨 아파트 앞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소주병을 깨 조 씨의 왼쪽 목 부위를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곧바로 인근 동국대 일산병원으로 이송됐다. 조 씨는 목 부위에 길이 10cm 정도 찢기는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100여 바늘을 꿰맨 뒤 오전 6시 40분경 귀가했다.
조 씨를 치료한 동국대 일산병원 관계자는 “조 씨가 생명은 물론이고 성대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술이 끝난 뒤 퇴원해 자택 치료를 받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가 귀 부위의 신경을 조금 다쳐 청력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 씨가 부상 때문에 행동이 다소 부자연스러웠지만 대화를 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고 전했다.
전 씨는 이날 조 씨에게 상처를 입힌 뒤 119에 직접 신고하고 조 씨의 상처를 지혈했다. 그는 범행 동기에 대해선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조 씨 역시 치료를 받은 후 병원에 “사생활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한 뒤 전 씨의 범행에 대해 “나도 술에 취해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씨는 자칫 생명을 잃을 뻔했는데도 사건 하루 만인 16일 오후 전 씨의 사과만 받고 합의서를 작성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전 씨와 조 씨는 14일 오후 7시경부터 식사동의 한 식당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2명과 함께 술을 마셨다. 전 씨와 조 씨는 지인의 차로 대리운전을 해 조 씨가 사는 식사동 아파트 입구에 도착했다. 나머지 2명은 귀가했다. 전 씨는 술을 더 마시기 위해 인근 편의점에서 소주 2병을 사왔고 조 씨의 집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말다툼을 하다 조 씨를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조 씨의 오랜 팬인 전 씨는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정도 일을 도왔다. 최근까지 조 씨와 한 달에 2, 3회 술을 마시며 ‘형’ ‘동생’으로 지내왔다. 경찰 관계자는 “전 씨가 소속사와는 무관하고 원한 관계도 없었다고 주장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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