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섬유업계 “FTA효과, 예상보다 영…”

  • 동아일보

유럽 재정위기에 수출 주춤… 실-원단 관세인하 혜택도 적어
“관세효과 큰 완성품 공장 유치, 섬유산업 체질 바꿔야” 지적

“자유무역협정 효과가 피부에 와 닿지 않네요.” 대구 서구 비산동에서 섬유원단업체를 경영하는 김모 대표(49)는 11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한 지 1년이 됐지만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능성 원단을 유럽에 수출하는 이 회사는 최근의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매출이 20%가량 떨어졌다. 그는 “FTA 효과가 예상보다 낮아 수출 대상을 다양하게 하고 신제품 개발로 극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구 경북 섬유업계가 FTA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유럽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원사와 제직, 염색에 집중된 업계 구조 때문에 관세인하 혜택 업종이 많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3월 발효한 한미 FTA의 경우 의류 같은 완제품은 20% 관세 인하 효과가 있지만 실과 원단은 6∼7%에 그친다. 또 목화나 양모 등은 관세를 즉시 없앴지만 대구의 주력 상품인 폴리에스테르 등은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한 점도 주요 원인이다.

섬유 수출에도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 중리동)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지역 섬유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5∼6% 늘었다. 특히 3월은 7.2% 감소했다. 지난해 수출이 2010년에 비해 한 달 평균 16%씩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으로 수출이 주춤하고 있다”며 “완성품을 수출하는 지역 기업이 드물어 한미 FTA 효과도 미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대형 봉제 기업을 유치해 섬유산업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대구시는 서대구공단에 아파트형 봉제공장을 짓고 기업 10여 곳을 유치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이 공단은 섬유기업과 염색공단, 한국염색기술연구소 등이 모여 있어 섬유산업 기반이 잘 구축돼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자유무역협정#섬유원단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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