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함께하는 동아 다문화賞]남편 사별뒤 시어머니-아들 둘 생계맡은 家長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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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상- 윤지현 씨

윤지현 씨(28·여)가 베트남에서 서울로 시집온 것은 2003년이었다. 한국으로 시집가 있던 친한 언니가 윤 씨에게 남편을 소개해줬다. 남편과는 스무 살 차이였다. 일용직 노동이지만 꼬박꼬박 벌이에 나서 생활비를 마련하고 빚을 내서라도 신혼집을 얻어준 남편의 마음 씀씀이 덕분에 윤 씨는 행복한 신혼생활을 할 수 있었다. 2007년 한국 국적도 취득했다.

하지만 남편이 췌장암 진단을 받으면서 윤 씨의 삶은 고단해졌다. 오랜 투병생활 뒤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2010년 살던 집을 팔아 빚을 갚고 나자 윤 씨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지정 신청을 했지만 집을 판 기록 때문에 혜택을 받기도 힘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네 살 난 둘째 아들이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발음이 부정확해 언어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윤 씨는 포기하지 않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지역단체와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팔순의 시어머니와 아들 둘을 혼자 힘으로 보살피고 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외모에 몸집도 작지만 가방 공장에 다니며 생활비를 번다. 시누이가 대출을 받아 마련해준 전셋집도 큰 도움이 됐다. 윤 씨는 오늘도 “어린 아들들을 위해서라도 꼭 건강히 일어서야만 한다”고 다짐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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