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완 밴드-홍대 인디밴드들 평창에 ‘우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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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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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고교밴드와 한무대에
2박3일 음악캠프 ‘산울림’

평창고교 학생들로 구성된 대일밴드와 한 무대에 선 김창완은 “기타는 더 빠르게 내려치고, 보컬은 크게, 개구좽이!”라고 외쳤다. 
왼쪽부터 해리빅버튼의 류청(베이스), 박주영(기타), 대일밴드 김준형(베이스), 김경남(기타), 해리빅버튼 이성수(보컬 기타), 
대일밴드 신민성(드럼), 송창호(보컬), 김창완, 대일밴드 손재영(보컬), 정원영(기타), 해리빅버튼 최보경(드럼), 대일밴드 
이승희(건반), 정원영밴드의 정원영. CJ아지트 제공
평창고교 학생들로 구성된 대일밴드와 한 무대에 선 김창완은 “기타는 더 빠르게 내려치고, 보컬은 크게, 개구좽이!”라고 외쳤다. 왼쪽부터 해리빅버튼의 류청(베이스), 박주영(기타), 대일밴드 김준형(베이스), 김경남(기타), 해리빅버튼 이성수(보컬 기타), 대일밴드 신민성(드럼), 송창호(보컬), 김창완, 대일밴드 손재영(보컬), 정원영(기타), 해리빅버튼 최보경(드럼), 대일밴드 이승희(건반), 정원영밴드의 정원영. CJ아지트 제공
“민성아, 알지? (오늘 배운 것) 까먹지 마.” “네, 감사합니다!”

26일 오후 5시 50분, 푸른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 평창군 평창읍 이곡리의 복합문화공간 감자꽃스튜디오 2층. 밴드 해리빅버튼의 드러머 최보경 씨가 한마디 외치자 마을버스 시간에 쫓긴 대일밴드 드러머 신민성 군(17)은 꾸벅 인사하고는 부랴부랴 정류장으로 내달렸다. 해리빅버튼은 서울 홍익대 앞에서 활동하는 인디 밴드이고, 대일밴드는 평창고교 학생들로 구성된 지역 밴드다.

김창완밴드와 정원영밴드, 해리빅버튼, 아시안체어샷, 아홉번째 등 서울 뮤지션들은 이번 황금연휴를 특별하게 보냈다. 28일까지 사흘간 평창에서 CJ문화재단(이사장 이재현)이 주최하고 CJ아지트가 주관한 ‘CJ튠업 우르르음악여행-평창 동부오리(노론리 이곡리 조동리 고길리 지동리) 감자꽃봄소풍’에 참여한 것이다.

말이 소풍이지 일정은 녹록지 않았다. 26, 27일에는 평창중학교 밴드 스톤파크, 평창고교 밴드 대일밴드가 감자꽃스튜디오와 노론리 노산교회, 이곡리 돈막골펜션에서 기다렸다. CJ튠업 뮤지션(CJ문화재단이 선발해 지원하는 신인)인 해리빅버튼, 아시안체어샷, 아홉번째는 이들에게 개별 연주와 팀별 합주를 지도했다. 해리빅버튼의 리더 이성수 씨(보컬·기타)가 혀를 내둘렀다. “지역에 이렇게 기본기 있는 고교생 밴드가 있다니 놀랍다. 이들에게 음악으로 꿈을 심어준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대일밴드 기타리스트 김경남 군(17)은 “TV에서만 보던 분들이 직접 가르쳐주니 황송하다. 형님들의 연주를 지척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게 많았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감자꽃스튜디오 앞마당은 록의 굉음으로 가득 찼다. 서울 뮤지션들이 현지 주민과 함께하는 음악 축제 ‘CJ튠업 우르르스테이지’가 열린 것. 프로뮤지션들에게서 한 수 배운 스톤파크, 대일밴드에 지역 직장인 팀인 ‘두리밴드’까지 CJ튠업 뮤지션들, 정원영밴드, 김창완밴드와 무대를 공유했다. 대일밴드의 ‘챠우챠우’ ‘미인’ 연주는 전날과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민성 군의 드럼 솔로엔 자신감이 넘쳤다. 마지막 곡 ‘개구쟁이’는 김창완 씨와 함께 열창했다.

28일에는 해리빅버튼이 이번 여행을 주제로 새로 만든 곡을 대일밴드와 함께 감자꽃스튜디오에서 녹음하기로 했다. 감자꽃스튜디오는 자우림, 이적, 노영심 등의 음반을 제작하다 귀촌한 이선철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2004년 폐교(옛 노산분교)를 매입해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곳.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과 주민들의 문화예술 교육을 위한 공간이다.

뮤지션들은 지역에 흩어진 음악인들과 공생하자는 취지에서 재능기부 형태로 출연료 없이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정원영 씨는 “신인들이 발 벗고 나서 척박한 지역 음악계를 북돋워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고 했다. 김창완 씨는 “지역 뮤지션뿐 아니라 봉사에 참여한 뮤지션들도 음악과 삶, 사람이 분리돼선 안 된다는 귀한 깨달음을 얻어간다”고 말했다. “대일밴드를 보며 생각했죠. ‘아, 저 나이에 음악이 얼마나 맛있을까!’”

평창=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김창완 밴드#홍대#인디밴드#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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