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재단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KBS 아나운서 김경란 씨는 2월 말 현지에 가 직접 자전거를 전달하고 왔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 씨는 “스리랑카에서 판매되는 자전거 중에서도 가장 튼튼하고 오래 쓸 수 있는 브랜드의 자전거를 전달했다”며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전거에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제가 다녀온 지역 아이들은 대부분 직접 내전을 겪었어요. 전쟁 중 부상을 입거나 건강이 나빠진 경우도 많죠. 자전거는 그런 아이들이 느끼는 삶의 고단함을 덜어줄 수 있어요.”
자전거는 도로와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한 스리랑카에서 가장 유용한 이동수단이다. 이번에 전달한 자전거에는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조명등과 차임벨, 바구니를 추가로 달았다. 크기가 큰 대신에 안장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어 아이들이 등교할 때뿐 아니라 어른이 병원에 가거나 일 나갈 때 두루 활용할 수 있다.
김 씨의 휴대전화에는 현지에서 만난 아이들과 찍은 사진 수십 장이 저장돼 있었다. 김 씨는 “학교 방문 때 운동장을 걸어가다 보면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 손을 잡고 ‘우리는 친구’라고 말하면서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다. 그런 모습들이 ‘고맙다’는 말 백 마디보다 훨씬 기뻤다”고 했다.
김 씨는 동아일보에 소개됐던 소녀 뷰악살라의 집을 직접 방문해 창틀과 문을 나르며 집수리를 도와주기도 했다. 김 씨는 “상상한 것 이상으로 너무나 열악한 환경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어디인가는 넘쳐서 탈인데 이곳은 이렇게 부족해서 고생한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부모와 큰언니 모두 몸이 아픈 데다 돈이 떨어져 새 집 짓기 공사를 중단했던 뷰악살라 가족은 김 씨와 어린이재단의 도움으로 공사를 끝내고 움막에서 새 집으로 이사할 수 있었다.
인터뷰 내내 현지에서 만난 아이들 얘기를 멈추지 않던 그는 더 많은 사람의 참여를 당부했다.
“‘두 바퀴의 드림로드’ 캠페인에 참여한 분들께 그 정성이 이렇게 잘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또 아직 망설이는 분들께는 ‘한 달에 1만 원으로 아이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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