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폐지 모아 만든 ‘종잣돈 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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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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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효동초교 안병주 교장
졸업생 121명에 ‘5만원 통장’

“우리 아이들이 근검절약의 정신을 배우는 종잣돈이 되기를 바랍니다.”

광주 효동초등학교 안병주 교장(60·사진)은 16일 졸업식장에서 121명 학생에게 각각 5만 원이 든 통장을 건네줬다. 이 돈은 1년 동안 안 교장과 교사, 학생들이 폐지를 팔아 모으고 후원자들의 기금을 보태 마련한 것이다. 안 교장은 졸업생 전원에게 통장을 건네면서 “얼마 안 되는 작은 돈이지만 가장 값진 일에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교직생활 41년째인 안 교장은 지난해 3월 이 학교로 부임한 뒤 폐지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교장이 되면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해 적어 놨다”면서 “그중 하나가 졸업생 전체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이었다”며 폐지를 모으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안 교장은 수업시간에 쓰고 남은 종이와 교과서, 급식실에서 나오는 박스 등을 모아 60여만 원을 마련했다. 폐지 판매 수익금으로 장학금을 마련한다는 이야기가 주변에 알려지면서 기부자도 줄을 이었다. 학교 인근 남성경로당에서 100만 원을, 새마을금고와 중흥신협에서 각각 50만 원을 기탁하고 조기축구회와 중흥2동주민자치회도 30만 원씩을 냈다. 이렇게 해서 모두 605만 원이 모아졌다.

1년 6개월 남은 그의 교직생활 목표는 인성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안 교장은 “아이들에게 배려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의미를 가르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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