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턱밑에서 닫히는 ‘이국철 게이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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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배수 보좌관 등 5명 기소… 검찰, 5개월 수사 마무리
‘李의원실 7억’은 계속 추적

검찰이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다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실 계좌에서 발견한 출처 불명의 자금 7억 원에 대해 별도 사건으로 보고 자금 출처를 계속 추적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16일 “현재까지 계좌 추적 결과 7억 원의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따라서 주변인 수사를 통해 뭔가 (범죄 혐의를)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이날 이 회장 폭로사건 수사를 5개월 만에 마무리하고 이 회장 본인과 이 의원의 전 보좌관 박배수 씨, 대영로직스 대표 문환철 씨,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사업가 이치화 씨 등 5명을 구속 기소했다. 또 다른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윤성기 옛 한나라당 중앙위원, 정태호 SLS그룹 싱가포르법인장 등 2명은 기소 중지했다.

검찰은 그동안 이 회장의 금품로비를 받은 박 씨에 대한 계좌 추적 과정에서 2009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년 10개월 동안 이 의원실 여직원 임모 씨의 계좌에서 모두 7억 원이 수시로 입출금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이 의원은 최근 한 차례 변호인을 통해 “7억 원은 모두 내가 오랫동안 내 집 장롱에 보관해 온 개인 돈”이라는 소명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 의원실 직원 임 씨도 검찰 조사에서 “이 의원이 가끔 수천만 원씩 준 현금을 계좌에 넣고 의원실 경비로 사용해 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은 자금 규모가 지나치게 많고 박 씨가 로비자금 세탁에 사용한 계좌로 돈이 드나든 점 등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이 마련했다는 로비자금 60억 원의 실체와 흐름도 드러났다. 이 회장의 주장과 달리 40억 원만 확인됐다. 40억 원 중 30억 원이 대영로직스로 건네졌다. 이 가운데 6억5000만 원은 박 씨가 로비자금으로 받아 부동산과 주식 등을 사는 데 썼다. 또 7억 원은 문 씨가 쓴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는 모두 대영로직스 운영자금으로 쓰였다. 나머지 10억 원 중 5억 원은 이 회장이 이치화 씨에게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5억 원은 이 회장 누나가 지인에게 빌려준 돈으로 파악됐다.

이 회장의 주장과 달리 “협박 회유 강압이 동원됐다”는 SLS조선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결정도 정상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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