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고용노동부 장관 vs 한노총, 노조 정치참여 놓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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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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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고용 “한노총 정당활동 도 넘었다”
한노총 “與와 연대할땐 가만있더니…”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정치 참여를 둘러싼 정부와 노총 간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12월 민주당, 시민통합당과 함께 민주통합당을 출범시켰다.

고용노동부가 14일 “노조법 테두리를 벗어난 활동”이라며 한국노총의 정치 활동을 비판하자 한국노총은 이채필 고용부 장관(사진)을 향해 “반노동자 정권의 홍위병”이라며 맞받아쳤다. 한국노총은 2007년 12월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통해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했던 만큼 노동계에서는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됐다”는 평이 나온다.

○ 포문 연 이 장관


이 장관은 14일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노총의 정치 참여는 소수 간부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라며 “한국노총식 정당 활동은 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이 장관이 문제로 본 ‘한국노총식 정당 활동’은 통합 이후 노조 간부 신분을 유지한 채 정당에 참여한 것을 뜻한다. 이 장관은 “미국산별노조총연맹(AFL-CIO)이나 독일노조연맹(DGB) 등도 현직 노조 간부가 당직을 가지지는 않는다”며 “정권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과 근로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노조는 지향점이 달라 언젠가는 (한국노총이) ‘팽(烹)’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현직 간부 중 민주당에 참여하는 사람은 6, 7명 수준. 우선 이용득 위원장이 최고위원을 맡았다. 이상연 전략기획처 국장은 민주당 노동국장으로 임명됐다. 또 한국노총 간부 4, 5명이 민주당의 각종 위원회 비상근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권혁태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정치 참여가 문제가 아니라 정당과 일체화돼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이 문제”라며 “노조법 2조에도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한 노조는 노조로 볼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맞대응한 한국노총


한국노총은 이 장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즉시 성명서를 발표하며 반격에 나섰다. 한국노총은 이날 “반(反)노동자 정권의 홍위병 이채필 씨는 자중하라”며 “외국 노동계에서도 현직 노총 간부가 당직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고 반박했다.

민주통합당 신경민 대변인도 “귀하는 월권하고 오버했고 오히려 선거법을 어기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문제는 귀하가 폄하할 사안이 아니다”며 “장관이 지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청년실업과 고용불안 등 산적한 정책현안”이라고 비판했다.

정광호 한국노총 대변인은 “노조 활동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한 정치 참여를 문제 삼는 것이야말로 이 장관의 정치적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고용부가 한나라당과의 연대 당시에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지금 공론화하는 것이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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