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서부산권, 문화 불모지 오명 씻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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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편 보려 해도 도심까지 왕복 반나절 훌쩍…

부산 사하구 다대1동에 사는 주부 이모 씨(45)는 주말이면 고민거리가 생긴다. 초등학교 6학년 딸, 중2학년 아들과 함께 영화나 음악공연을 즐기거나 박물관, 미술관에 가려 해도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타고 중구 광복동까지 나가 영화 ‘완득이’를 보고 왔는데 이동하는 데만 반나절을 보냈다.

사하구에는 소공연장, 미술관, 박물관은커녕 영화관도 하나 없다. 유일한 대형 공공문화시설인 을숙도문화회관이 있지만 자가용이 없으면 가기 힘들다. 청소년들을 데리고 가거나 시민들이 즐길 만한 문화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사하구와 함께 서(西)부산권을 형성하고 있는 사상구와 북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사상구 교육·문화시설은 작은도서관을 비롯해 도서관 5곳, 영화관 1곳, 학습관 2곳이 고작이다. 교육·문화 불모지나 다름없다. 북구에는 영화관 2곳, 도서관 3곳, 체육관 3곳, 공원 3곳, 작은 박물관과 수목원 각 1곳 등으로 사하, 사상구에 비해서는 형편이 조금 낳은 편이다.

이런 열악한 문화기반시설을 늘리기 위해 사하구는 문화예술도시, 녹색생태도시, 교육도시, 행복도시, 해양관광도시라는 5대 도시발전 목표를 세워 추진하고 있다. 10월에는 을숙도문화회관 안에 사하문화원을 만들어 개관했다. 올해는 괴정4동에, 내년에는 괴정2동에 소규모 복합문화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2016년까지는 을숙도에 청소년수련원과 제2시립미술관도 건립할 계획이다.

사상구도 학장동 부산구치소 맞은편에 문화체육복합시설인 ‘다누림센터’를 내년 3월경 개관할 예정이다. 내년 1월에는 주민 문화예술 체험장 및 예술가 창작공간으로 활용한 주례문화학교가 주례동에 들어선다. 사상구 괘법동 사상역∼경전철 르네시떼역 사이 1.1km에는 청소년 공연장, 거리예술 공간으로 활용할 ‘사상광장로 명품문화거리’가 내년 완공 예정으로 조성되고 있다.

북구는 구포2동에 전국 두 번째인 부산솔로몬 로파크(법체험관)를 내년 개관 예정으로 건립 중이다. 바로 인근에는 청소년 교육문화회관을 짓고 있다. 내년에는 구포3동에 시랑골문화센터가 들어선다. 2016년까지는 낙동강 구포 감동진 나루터가 복원된다. 만덕동 오리마을 주변을 체험·체류형 관광단지로 만드는 문화생태체험공원사업도 추진된다. 사하구 관계자는 “주민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인프라가 부족해 한계가 있다”며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기반시설 확충과 함께 다양한 정책을 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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