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적립금을 쌓아 놓고도 장학금 지급에 인색했던 사립대학들이 적립금 가운데 6766억 원을 장학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대학들은 장학적립금에서 발생한 이자로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올해 장학금으로 책정됐던 279억 원보다 배 이상 많은 570억 원의 장학금이 학생에게 돌아가게 됐다.
23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임해규 의원(한나라당)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사립대 장학적립금 전환 현황’에 따르면 전체 4년제 사립대(198개교)의 52%인 104곳이 다른 용도로 책정해 놓은 적립금(6조3455억 원)의 10.4%(6766억 원)를 장학적립금으로 전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전체 사립대의 장학적립금은 6637억 원에서 1조3403억 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사립대학들은 건축, 연구, 장학, 퇴직, 기타(발전기금 교직원 복지기금 등) 등 5개 명목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건축, 퇴직, 기타 적립금을 장학 및 연구 명목으로 전환한 것이다. 대학들은 교수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적립금도 825억 원에서 1150억 원으로 325억 원 늘렸다.
장학적립금을 가장 많이 늘린 대학은 이화여대(1350억 원)이며 홍익대(550억 원) 연세대(490억 원) 동덕여대(350억 원) 대구대(305억 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숙명여대(240억 원) 인하대(228억 원) 경남대(200억 원) 계명대(196억 원) 가천대(183억 원) 우송대(150억 원) 건국대(122억 원) 등도 재원을 크게 늘렸다.
이 같은 대학의 ‘솔선수범’은 감사원의 대대적인 등록금 감사를 비롯해 올 하반기부터 정부와 정치권이 등록금 인하 압박을 계속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학의 장학금 지급 확대와 등록금 인하 노력에 따라 예산을 차등 지원키로 한 교과부의 9월 등록금 경감대책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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