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주요 동맹국 간 인공지능(AI)·핵심광물 분야 연합체 ‘팍스 실리카(Pax Silica)’의 중국 견제 의도를 분명히 했다. 제이콥 헬버그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16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현재 세계 희토류의 90%가 단일 행위자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며 “우리 모두 이것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계 희토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헬버그 차관은 이어 “우리가 경쟁하고 있는 유일한 행위자는 싱가포르, 한국, 일본, 영국, 호주, 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누군가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며 “지금은 (파트너) 간 제로섬 사고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팍스 실리카 참여국들이 서로 경쟁하기 보다 중국에 맞서 협력해야 함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지금은 세계 경제가 전기의 발명 이후 가장 큰 재편을 겪고 있는 시점에 동맹국들이 한자리에 모인 분수령의 순간”이라며 “팍스 실리카는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이 21세기의 기반시설을 구축하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헬버그 차관은 각 파트너국의 역량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에 대해 “한국과 일본은 주요 제조국으로 독보적인 정제 역량, 발전된 로봇공학 생태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팍스 실리카는 매우 다른 국가들의 조합”이라며 “새로운 시대와 도전 과제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춘 새로운 연합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헬버그 차관은 내년 1분기에 주요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선언에서 이행 단계로 초점을 이동했다”며 각국의 경제 안보 정책에 관한 논의, 공동 프로젝트 및 투자 영역과 관련한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12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한국 일본 영국 호주 이스라엘 네덜란드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8개국과 함께 첫 ‘팍스 실리카’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팍스 실리카는 평화를 뜻하는 라틴어 ‘팍스(Pax)’와 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카’를 결합한 명칭으로, 중국에 대항해 인공지능(AI) 인프라, 반도체 등 다양한 첨단기술 분야 핵심 소재인 실리콘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참가국 가운데 아랍에미리트와 네덜란드를 제외한 7개국은 회의의 합의 사항을 반영한 ‘팍스 실리카’ 선언문에 공동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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