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대표 지성, 인천을 말한다]<3>조건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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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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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섬이 인천 발전의 원동력”이라며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살려 관광개발로 새활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조건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섬이 인천 발전의 원동력”이라며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살려 관광개발로 새활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우편집배원의 아들로 인천 옹진군 시도에서 태어나 내무부(행정안전부) 공무원으로 출발해 45년간 인천시, 경기도, 안산 평택 송탄 부천시장을 거쳐 민선 옹진군수를 세번 지낸 조건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76). 그는 인천지역 공무원 중에서 원로 중의 원로로 꼽힌다.

그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경위서 한 번 안 썼을 만큼 정도를 걸어온 공직자다. 군수 시절엔 전 직원에게 ‘음주운전을 하면 사표 쓰겠다’는 각서를 받아 음주운전을 근절하기도 했다.

“원칙이 존중받는 공직사회가 돼야 합니다. 인사가 만사인데 민원을 받거나 측근을 옆에 두면 안 돼요. 저는 승진 대상자 중 1순위자만 진급시켰어요. 그만큼 검증된 것이니까요.”

그가 인천시 인사담당자로 있을 때 일이다. 친동생이 고향 섬에서 면서기로 있었는데 인천시내 동사무소에라도 옮겨 달라는 부탁을 거절해 형제가 소원했던 적도 있었다.

옹진군수로 근무할 때는 도서지방의 관광개발에 앞장섰다. “1996년 ‘섬을 팝니다. 섬을 사세요’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섬을 관광지로 개발하자고 외쳤지요.” 이 세일즈는 당시 일간지 사회면 톱을 장식할 만큼 주목받기도 했다. 관광개발이 많이 진전됐지만 지금까지 아쉬운 것은 캐나다 자본 유치에 실패한 일이다. 캐나다 총리가 방한해 투자가 거의 확정 단계까지 갔다가 캐나다 측에서 카지노 영업을 요구하면서 정부가 반대해 무산된 것. “최근 추진 중인 굴업도 관광단지 조성은 인천시에서 인근 섬과 연계해 적극적으로 매진해야 합니다. 환경단체의 지적도 일리가 있지만 어떤 것이 인천시민과 섬사람을 위한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정부도 카지노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고요.”

그는 2002년 제2연평해전을 현장에서 겪었다. “당시 인천시장과 연평도로 가던 중 선상에서 소식을 들었지요. 해군과 해경으로부터 회항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내가 옹진군수이고 군민이 있다는데 못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설득해 섬으로 들어갔습니다.” 피폭 함정에서 연기를 내뿜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그는 연평도에 들어가 섬 주민과 해병들부터 위문했다.

지난해 공동모금회에서 불거진 비리로 인천 지역에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리더십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그는 4월 인천모금회장에 임명됐다. “단돈 1원이라도 성금은 시민의 정성입니다.” 그는 취임하자 사무실부터 옮겼다. 보증금 5억6000만 원짜리 크기를 절반으로 줄여 차액을 예금하고 월 600만 원 나오는 관리비를 100만 원으로 줄였다. 부장급 등 직원 2명도 줄였다. 조 회장은 인천모금회장은 무보수 명예직 비상근이지만 매일 출근한다.

“대부분 기부를 연말연초에 하는 이벤트로 여깁니다. 연중무휴 늘 기부하는 문화로 바꾸려 합니다. 대기업 중심도 극복해야지요.” 그 일환으로 인천여성단체협의회와 협약을 맺고 여자운전자협회 미용협회 등 여성들의 기부를 유도하고 교육장들을 찾아가 학교에서 어릴 때부터 기부문화에 익숙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한 달에 1만∼2만 원이라도 기부하는 ‘착한 가게 캠페인’을 펼치며 작지만 지속적인 정성도 모으고 있다.

그에게 인천은 어머니 같은 포근한 곳이다. “인천에 다운타운이 없습니다. 1980년대 초까지 신포동이 대표적인 다운타운으로 사람도 넘치고 옛 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 없어졌어요. 인천은 이북을 포함해 전국 출신들이 어울려 사는 곳이어서 그런지 연말이면 향우회가 많이 열립니다. 하지만 인천에서 살면 인천사람입니다. 이곳에서 태어난 자녀들에게 부모 고향을 강조하는 듯해서 보기 안 좋아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그는 ‘섬’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인천 도서지방은 국제공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있습니다. 국내외 민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천혜의 공간을 개발해야 합니다. 섬이 인천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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