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내달 선출 새 울릉도 군수, 제발 임기 채웠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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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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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 앞두고 자정결의대회 “다신 이런 대회 열지말자”
주민들 불법선거 추방 다짐

경북 울릉군 선관위원장과 대구지검 포항지청 직원, 군수 예비후보자 등이 울릉군민회관에서 다음 달 보궐선거를 깨끗하게 치러자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울릉군 제공
경북 울릉군 선관위원장과 대구지검 포항지청 직원, 군수 예비후보자 등이 울릉군민회관에서 다음 달 보궐선거를 깨끗하게 치러자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울릉군 제공
“울릉도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인데 선거는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네요. 이번 보궐선거는 정말 깨끗한 선거가 됐으면 좋겠어요.”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에서 건어물 가게를 하는 박모 씨(52)는 27일 “오죽했으면 이런 행사를 다 하겠느냐”며 “10월 선출되는 새 군수는 제발 임기를 제대로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지검 포항지청과 울릉군선거관리위원회, 울릉군은 26일 군민회관에서 ‘10·26 보궐선거의 금품선거 근절을 위한 울릉군민 자정 결의대회’를 열었다.

선관위와 함께 연 행사이지만 검찰이 직접 나서서 주민들에게 불법 선거를 막자고 당부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동안 제대로 임기를 마친 군수가 없을 정도로 국민 관광섬 울릉도의 선거 풍토는 후진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윤열 전 군수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올해 6월 당선무효 확정 판결로 군수직을 잃었다. 앞서 정종태 전 군수와 오창근 전 군수도 재직 중 뇌물을 받은 혐의로 각각 2001, 2006년 구속됐다.

200여 명이 참석한 자정 결의대회에는 ‘돈과 음식물, 비방 흑색선전, 가정 방문은 안 된다’ ‘울릉도를 금품 없는 선거 청정지역으로 만들자’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김태영 울릉군선관위원장은 군수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 7명의 손을 일일이 씻어주며 깨끗한 선거운동을 강조했다. 포항지청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직원들을 울릉도에 머물게 하면서 불법 선거를 감시할 방침이다. 김상민 검사는 선거 기간에 후보자와 유권자가 지켜야 할 점을 자세히 설명했다. 김진영 부군수(군수권한대행)는 “울릉도에서 오늘 같은 자정 결의대회가 또 열려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번 선거를 울릉도만큼 아름답게 치러 주민의 명예를 지킬 수 있도록 모두 관심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한편 다음 달 열리는 군수 보궐선거에는 △박홍배(60·국회의원 출마 경력) △김현욱(59·전 부군수) △배상용(44·전 군의회 부의장) △오창근(67·전 군수) △남진복(53·전 경북도청공무원노조위원장) △최수일(59·전 군의회 의장) △장익권(48·SK가스 대표) 등 7명(선관위 등록 순)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전국 최소 지자체인 울릉군은 인구 1만400여 명에 유권자는 9000여 명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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