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두우 前수석 ‘로비성공’ 정황 포착…소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0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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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고위간부도 소환조사 검토

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이 로비스트 박태규(71·구속기소)씨를 기용해 김두우(54)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결과 은행 측에 실제로 유리한 조치가 내려진 정황을 포착,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 김양(59·구속기소) 부회장으로부터 로비 명목으로 자금을 받은 박씨가 작년 상반기 김 전 수석에게 수차례에 걸쳐 상품권 등 1억원 안팎의 금품을 전달했고, 그에 상응해 검사를 담당한 금융 감독 당국에서 부산저축은행그룹에 유리한 조치를 취한 사실을 알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으로 재직하던 김 전 수석이 금융 감독 당국 고위층에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은행에 대한 검사를 완화하고 편의를 봐달라는 전화 청탁 등을 한 것으로 보고 영장을 발부받아 김 전 수석의 통화내역을 분석했다.

또 통화한 고위 인사가 부산저축은행 감독업무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는지 등 관련성을 살펴보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돈을 건넨 직후 청탁 내용과 비슷하게 부산저축은행에 유리한 모종의 조치가 실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액션이 가능한 금융당국 쪽에 청탁했을 것으로 보여 인물을 맞춰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박 씨로부터 부산저축은행 계열은행에 대한 검사를 완화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감원의 박모 부원장에게 상품권 등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부원장은 "박씨를 알고 있지만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해 청탁을 받거나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박 부원장을 불러 박 씨와의 접촉 경위 등을 직접 물어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에 앞서 21일 오전 9시 김 전 수석을 소환, 조사한다.

검찰은 박 씨의 통화내역과 골프라운딩 기록 등을 통해 박씨가 김 전 수석과 작년 4월부터 90차례 이상 통화하고 수차례 골프 회동을 가진 사실을 확인했다.

또 박 씨가 작년 4월 강남의 한 골프숍에서 골프채를 구입해 김 전 수석의 부인에게 배달한 사실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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