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설립 1주일만에 큰 폭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임단협 기간이라 신고 서둘러… “내년 대형 복수노조 나올듯”

1일 복수노조 허용 이후 급증하던 신규 노조 설립신고가 점차 줄어들면서 숨고르기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복수노조 시행 이후 첫날에는 노조 설립신고가 폭주했지만 이후 매일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10일 밝혔다.

고용부에 따르면 1일은 당초 예상보다 많은 76개 노조가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시행 이틀째인 4일 신규 노조 설립신고가 36개로 절반 이하로 줄었고 5일에도 18개로 다시 반 토막 났다. 6일에는 감소세가 다소 완화돼 14개의 설립신고가 들어왔다. 7, 8일에도 각각 10개 안팎의 설립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복수노조 사업장은 10일까지 160∼170곳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고용부는 복수노조 설립신고가 시행 초기에 몰린 이유에 대해 “본격적인 임금과 단체협약 시기를 맞아 교섭단체 단일화 과정에서 새로운 노조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서둘러 신청서를 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복수노조 사업장에서의 교섭창구 단일화를 명문화하고 있다. 즉, 복수의 노조가 사용자와 교섭하려면 모든 노조가 단일화 과정을 거쳐 교섭대표 노조를 정해야 한다.

이때 사용자는 7일간 최초 교섭요구 사실을 사업장에 공고해야 한다. 교섭을 희망하는 노조들은 7일 안에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해야 한다. 고용부 측은 “요즘 임단협 기간이라 하루라도 빨리 노조 설립 허가를 받아 교섭에 참여해 존재감을 높이려는 사업장이 많았다”며 “이 때문에 복수노조 시행 첫날 접수가 몰렸고 이후 점차 감소한 것 같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이후에도 접수 건수가 계속 감소해 임단협이 마무리되는 8월이 지나면 설립신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부 김성호 노사관계법제과장은 “현재는 2, 3명의 소수 조합원으로 이뤄진 복수노조 신청이 많지만 내년에는 준비를 충분히 해 세력이 크고 조직화된 복수노조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신규 노조가 설립신고를 한 주요 사업장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대우증권, 국민은행, 농협, 서울도시철도공사, 발전회사 3곳(남부 서부 남동), 금호고속, KEC 등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