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 대학교수 “참았어야 했는데 후회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6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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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해운대, 을숙도대교 등 범행장소 현장검증

내연녀와 공모해 아내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대학교수 강모(53) 씨 범행에 대한 현장 검증이 26일 오후 진행됐다.

굵은 빗방울이 내리는 가운데 열린 현장 검증은 강 씨가 아내 박모(50) 씨를 살해하고 내연녀의 차량이 시신을 옮긴 부산 해운대의 모 호텔 인근 주차장과 주거지 부근인 북구 만덕동, 시신을 유기한 을숙도대교 등 주요 사건 장소에 이뤄졌다.

회색 후드티에 노란 비옷을 입고 검은 모자와 흰 마스크를 착용한 강 씨는 시종일관 범행 당시 상황을 묻는 경찰의 질문에도 비교적 충실히 답하며 당시 상황을 담담하게 재연했다.

강 씨는 경찰의 포승줄과 수갑을 찬 상태에서도 해운대구 모 호텔 옆 주차장 부근에서 아내를 만나 차량 안에서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하고 가방에 넣어 미리 대기하고 있던 내연녀의 차량에 옮겨 싣는 과정을 되풀이했다.

경찰에 긴급 체포된 이후 3일 만에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자백한 강 씨는 이날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끝까지 참고 양보했어야 했는데 결국 못 참고 이렇게 돼 정말 죄송하고 후회된다"고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해운대 현장검증 장소에 도착한 박 씨의 친정식구들은 강 씨를 보자 오열해 쓰러지기도 했다.

강 씨의 주거지인 북구 만덕동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된 현장 검증에서 강 씨는 아내의 옷가지와 가방 등을 옮기는 등 범행을 재연하는 사이 주민 30여명이 몰려나와 "대학교수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나"라며 강씨의 범행 재연에 혀를 내둘렀다.

이어 강 씨는 을숙도대교에 이르자 경찰을 시신유기 지점으로 인도했다. 범행 이후 50여일이 흘렀고 당시 시신 유기 시간이 어두운 새벽 시간대였지만 강 씨는 자신이 아내의 시신을 강물에 버린 장소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강 씨는 지난달 2~3일 이혼소송 중이던 아내를 만나 살해하고 내연녀와 함께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시신유기)로 24일 구속됐으며 공범인 내연녀 최모(50) 씨는 해외로 도피한 상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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