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폭탄’ 수사 서울경찰청 형사과장 문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5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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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역과 강남고속터미널에서 발생한 사제 폭발물 폭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이상정 형사과장은 15일 "피의자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흉내나 내 보자'는 차원에서 범행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정치적 테러나 대공 용의점이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이 과장 및 김성종 서울경찰청 폭력계장과의 일문일답.

-주범 김씨가 12일을 `폭발 디데이'로 잡은 이유는.

"(김성종 폭력계장) 김씨가 5월11일에 선물옵션에 50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풋옵션이라고 특정 일자에 주가가 폭락하게 되면 상당히 이익을 보는 옵션 상품인데 12일이 선물옵션 만기일이라 주가 등락폭이 크다고 판단하고 공공시설에서폭발 사건 발생하면 주가가 떨어지지 않을까 기대한 것이다.

-김 씨는 폭발 규모를 사전에 예상했나.

"사람을 다치게 할 의지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오사마 빈 라덴 사망 이후 테러 위협이 많은데, 공공시설에서 폭발 사건이 일어나면 사회적인 불안이 형성돼 주식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폭발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있지는 않다."

-김 씨가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본 사실이 실제로 확인됐나.

"(이상정 형사과장) 김씨가 지인으로부터 3억300만원을 빌렸는지, 정말 4개월 만에 손실을 봤는지 등은 현재 확인 중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채무 관계가 있었는 지나 증권사 계좌 등에 대해서는 확인 작업을 계속하겠다. 11일에 5000만원을 빌린 부분에 대해서도 확인을 해야 한다."

-김 씨는 선물투자 등에 대해 해박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었나.

"개인 이력을 봤을 때 주식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김 씨는 폭발물 제조방법을 어떻게 습득했나.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사제 폭발물'이라고 검색어를 치면 내용이 섬세하게 나온다.

-폭발물 제조법을 알려주는 사이트나 인터넷 카페에 대해서는 처벌 조항이 없는건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방조 혐의를 적용해 볼 수도 있지만 검토가 필요하다."

-추가 범행 계획은 없었나.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피의자 본인도 '이렇게 사회적 파장이 클 줄은 정말 몰랐다. 후회하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

-서울역과 강남고속터미널을 범행 장소로 택한 이유는.

"거기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인다고 판단했지 않나 싶다."

-범인들이 범행 이후 폭발 여부를 직접 확인했나.

"가방을 놓고 타이머를 설정했기 때문에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진술했다."

-범인들이 예상했던 폭발 규모는.

"전문적으로 화약이나 화공 계통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다. 폭죽놀이용 화약 7~8개를 모아 제조한 수준이다. 위력이 별로 없었고 본인도 폭발규모가 크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추가 공범은 없나.

"더 이상 공범은 없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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