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0시 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 ‘마티네 콘서트’를 보러온 관객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요일별로 각기 다른 장소에서 열리는 길거리 브런치 콘서트(오른쪽)를 매일 낮 12시에 열고 있다. 성남아트센터·강남구 제공
《 21일 오전 10시 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은은한 원두커피 향이 가득한 가운데 로비에는 공연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마티네 콘서트’를 찾은 관객들. 이 콘서트는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보통 음악회가 오후 5, 6시에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른 시간이다. 그래서 이른바 ‘브런치 콘서트(brunch concert)’로 불린다. 》 ○ 수준 높은 공연에 브런치는 ‘덤’
이날 콘서트를 찾은 관객은 약 700명. 이들은 친구나 이웃끼리 삼삼오오 모여 주최 측이 제공한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달로 5주년을 맞은 마티네 콘서트는 평일 오전에 열리지만 정통 음악회에 비해 쉽고 재미있는 무대를 선보이며 경기지역에 브런치 콘서트 붐을 조성했다. 이번 시즌에는 젊은 성악가 카이(본명 정기열·30) 씨가 사회를 맡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관객 수는 약 3만7000명. 올여름에는 4만 명을 넘길 것으로 성남아트센터는 기대하고 있다. 이날 공연을 찾은 주부 박길숙 씨(60·분당구 이매동)는 “연간 회원권을 구입해 매월 빠지지 않고 공연을 보러 온다”며 “평소 보기 힘든 공연을 집 근처에서 편하게 접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승배 성남아트센터 공연기획부장은 “정통 클래식 음악이지만 시간대와 관객층에 맞춰 조금 쉽고 재미있게 꾸민 것이 효과가 큰 것 같다”며 “콘서트가 인기를 끌면서 기업체들의 마케팅 지원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 국악부터 대중가요까지 장르 다양
1만 원 안팎으로 다과와 공연을 함께 즐기는 브런치 콘서트는 수도권에서만 20여 곳에 이른다. 최근에는 정해진 공간이나 시간을 벗어나 다양한 형식의 무대가 늘고 있다. 인천&아츠 사무국은 4∼12월 매월 셋째 주 수요일 오후 2시(6, 9, 12월은 넷째 주 수요일)에 ‘이야기가 있는 커피콘서트’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열고 있다. 20일 첫 무대에는 국악그룹 ‘미지(MIJI)’가 공연을 했고 다음 달 18일에는 ‘피아니스트 진보라의 음악창고’가 열린다. 고급 원두커피가 무료로 제공된다.
매주 화, 목요일 낮 12시부터 서울 중구 무교동 어린이재단 앞 야외광장에서 열리는 ‘글로벌 콘서트’는 세계 각국의 음악과 춤 등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매달 첫째, 셋째 주 수요일 낮 12시 10분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 서소문청사 영어 카페인 ‘파인 트리’에서도 글로벌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가 열린다. 강남구는 어르신 중창단인 ‘강남실버악단’을 비롯해 비보이, 벨리댄스 등의 공연을 요일별로 각기 다른 장소에서 연다. 강동구의 ‘주먹밥 콘서트’도 다음 달부터 올해 말까지 강동구 일원에서 열린다. 점심으로 주먹밥을 먹으며 공연을 본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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