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학교 운동장에서 방과후 체육
활동의 일환으로 배드민턴을 즐기는 인
천 청량중 학생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11일 오후 4시경 인천 연수구 동춘동 청량중학교 교정. 정규수업을 마친 남학생 130여 명이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운동장에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출석 점검을 한 뒤 차례로 배드민턴 라켓과 셔틀콕을 받아들었다. 배드민턴장으로 이동한 학생들은 짝을 이뤄 복식으로 경기하기 시작했다. 이 학교는 방과후 배드민턴 수업을 위해 최근 라켓 220여 개를 구입했다.
학생들은 처음에 라켓에 셔틀콕을 맞추는 것조차 힘들어했지만 조금씩 적응해 나갔다. 셔틀콕이 땅바닥에 떨어지기 일쑤였지만 어느새 흰색 셔틀콕이 창공을 가르며 랠리가 펼쳐지자 이곳저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4일에 이어 두 번째 배드민턴 수업을 받았다는 1학년생 서동재 군(13)은 “배드민턴을 하면서 자연스레 친구들과 협동심이 생겼다”며 “경기를 하다 보면 경쟁심도 생겨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인천 청량중이 배드민턴 등 다양한 체육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체력관리에 힘써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남학생은 매주 월요일, 여학생은 수요일 정규수업을 마친 뒤 1시간씩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현재 전교생 1188명 가운데 400여 명이 자율적으로 방과후 배드민턴 교실에 참가하고 있다. 학생건강체력평가(PAPS)에서 저체력급수인 4, 5등급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배드민턴을 배우고 있어 체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창학 체육부장 교사는 “배드민턴은 순발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다”며 “특히 팀을 이뤄 빠르게 셔틀콕을 주고받다 보면 승부가 갈리는 스릴이 있어 학생들에게 흥미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데다 체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는 배드민턴을 학교스포츠 클럽활동 종목으로 택했다. 축구와 배구 등 일부 구기종목은 여학생들이 공을 두려워하는 성향 때문에 쉽게 친숙해지지 못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
1학년생 김다운 양(13)은 “중학교에 올라와 친구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했는데 배드민턴을 치면서 자연스럽게 친숙해졌다”며 “조금만 라켓을 휘둘러도 땀이 나 운동효과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청량중은 학생들이 배드민턴과 더 친숙해지도록 다양한 세부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 교내 배드민턴 대회를 열어 우수학생을 시상하고 이 가운데 실력이 뛰어난 학생은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배드민턴 대회에 학교대표로 참가시킬 계획이다. 배드민턴 교실 참여 횟수, 학급별 자체 활동 횟수, 교내 배드민턴 대회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전 학급별로 1∼3위를 시상해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도록 한다는 것.
문길모 교장은 “체격은 크지만 체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많아 학생건강체력평가에서 저체력급수에 해당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두려움과 부상에 대한 걱정 없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종목인 배드민턴을 방과후 체육활동 종목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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