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AIST]KAIST “전공만 영어강의”… 徐총장 “반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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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운영 개선안 놓고 혼선… 차등등록금은 폐지키로

KAIST가 성적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 부과하는 ‘징벌적 수업료 제도’를 없애기로 했다. 또 교양 및 기초필수과목은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KAIST는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런 내용을 담은 ‘학사운영 및 교육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하지만 서남표 총장은 “이렇게 개혁정책이 후퇴하면 취임 당시 10년 안에 매사추세츠공대(MIT)을 따라잡는다는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이 발표한 개선안이 그대로 확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학교 측이 발표한 개선안에 따르면 평점 3.0 미만인 학생에게 전부 또는 일부 부과해오던 수업료를 학부생에게는 성적에 관계없이 4년(8학기)간 면제한다. 8학기 안에 졸업하지 못한 연차초과자에게 학기당 600만 원가량 물리던 수업료를 다른 국립대 수준인 200만 원 선으로 내리기로 했다. 영어강의는 전공과목으로 국한하고 기초필수과목은 한국어와 영어 강좌를 병행하며 교양과목은 한국어로 수업한다. 또 학부 입학 후 1년(2학기) 동안은 성적이 나빠도 학사경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뒤 학교로 돌아온 서 총장은 개선안을 보고받고 “충분히 논의된 확정안이 아니다”라며 이날 오후 학교 포털사이트에 올려 공지했던 개선안을 내리라고 지시해 밤늦게 지웠다. 그는 “포스텍은 오히려 100% 영어강의를 실시해 앞으로는 (KAIST가 아니라) 그 대학이 모델이 될 것”이라며 영어강의 완화안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또 “1학년에게 학사경고를 주지 않는 방안은 내 생각과 다르다”고 밝혔다.

한편 서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김유정 의원 등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해 “지금은 사퇴할 뜻이 없다”고 답변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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