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고교 30곳중 23곳 高3학생부 무단 수정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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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다혈질적… 의리가 있음”→“남자다운 멋이 있고 올곧은 성품”
市교육청 특정 감사 실시… ‘진로지도’ 정정 44% 최다

‘성급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음’→‘추진력이 있음’, ‘다소 다혈질적인 면이 있으나 남자다운 멋과 의리가 있음’→‘남자다운 멋과 의리가 있고 올곧은 성품이 돋보임’.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는 3학년 학교생활기록부를 이같이 고쳤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서울지역 고교 308곳 중 학생부 정정 건수가 많은 30개교를 대상으로 특정 감사를 실시한 결과 23개 고교가 고3 학생부를 무단으로 고쳤다고 5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학교는 외국어고 6곳, 국제고 1곳, 과학고 2곳, 예술고 2곳, 자율고 9곳, 자율형 공립고 1곳, 일반계고 2곳이다. 이번에 적발된 23개교가 고친 건수는 1261건이었다.

교육청은 학생부를 고친 학교의 교장과 교감, 교사 29명을 경징계(감봉 또는 견책)하고, 198명에게는 주의 또는 경고하기로 했다.

적발된 학교는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주요 참고사항으로 꼽히는 학생부의 정성적 요소를 무단으로 변경하거나 추가 혹은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 건수 1261건 중 가장 많은 영역은 진로지도로 550건(44%)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학생과 학부모 희망 모두 ‘브랜드 마케터’로 기록된 것을 3학년 때는 ‘인문학자’로 고쳤다. 독서활동(359건)과 특별활동(268건)에 대한 수정도 많았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76건)과 봉사활동(8건)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교사들은 대부분 입시를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학생부를 수정했다는 관측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011학년도 대학 수시전형에 합격한 학생과 학생부를 수정한 학생을 비교해 봤지만 학생부 수정이 합격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학생에 대한 처벌은 유예한다”고 밝혔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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