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日원전 상공 방사성 물질, 남쪽 빙 돌아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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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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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비’ 와도 건강 우려 없는 극소량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이 기류를 타고 바로 우리나라에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7일 한반도에 ‘방사성 물질이 섞인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인체에 미미한 수준이라지만 기상청의 ‘말 바꾸기’와 ‘늑장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김승배 기상청 대변인은 4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한반도 동쪽에 발달한 고기압과 서쪽에 발달한 저기압이 만나 7일 오전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때 일본 동쪽에서 한반도로 올라온 기류가 남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를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돈 뒤 일본 쪽으로 빠져나간다”고 설명했다.

브리핑에 같이 참석한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장은 “후쿠시마에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방사성 물질의 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7일 방사성 물질이 비에 섞여 내리더라도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승숙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 비상진료센터장은 “어린이나 노약자도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될 만큼 미미한 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13일 “편서풍이 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방사성 물질 유입 가능성이 없다”고 발표한 뒤 지난달 29일 “동풍 영향으로 방사성 물질 유입이 가능하다”고 말을 바꾼 데 이어 이날 또다시 “일본에서 직접 바람이 온다”고 밝혀 ‘과연 전문성이 있느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뒷북예보’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도 크다. 발표에 앞서 주말인 2, 3일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노르웨이대기연구소(Norwegian Institute for Air Research) 시뮬레이션 결과 이달 6일 한반도에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바람이 상륙해 7일 전국으로 퍼진다”는 내용의 글과 영상이 확산돼 불안감을 표출하는 시민이 많았다.

한반도 방사성 물질 유입 상황을 해외에 있는 연구소보다도 늦게 발표한 데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노르웨이대기연구소 분석은 2일경 5일 후를 분석한 것으로 정확도가 떨어지는 데다 말 그대로 시뮬레이션을 해본 것”이라며 “기상청은 정확히 예측 가능한 48시간 내 기류를 분석해 ‘예보’ 형태로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2일 당시 정확도가 떨어지는 예측을 무조건 발표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전국 정수장 503개 가운데 23곳의 수돗물을 대상으로 방사성 물질에 의한 오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방사성 물질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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