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철원 ‘대북전단 날리기’ 주민 반대로 또 무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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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가 천안함 폭침 1년을 맞아 26일 강원 철원군 백마고지에서 실시하려던 대북전단 날리기가 지역 주민의 반발로 무산됐다. 국민행동본부 회원 80여 명은 버스와 승합차 편으로 이날 오전 11시경 철원읍 대마리에 도착했지만 주민 30여 명이 트럭과 트랙터로 길을 막아 진입할 수 없었다. 한때 욕설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5시간의 대치가 이어졌다.

주민들은 “이들은 풍선과 대북전단을 날리고 가면 그만이지만 지역 주민은 북한의 조준 격파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바쁜 일손을 멈추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행동본부 측은 “주민 입장은 이해하지만 천안함 46용사가 전사한 날인 만큼 풍선은 못 날리더라도 전사한 후배들을 생각해 백마고지에서 추모 행사나 퍼포먼스라도 갖도록 해 달라”고 설득을 시도했다. 그러나 양측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대치가 장기화된 데다 바람의 방향도 맞지 않아 당초 계획한 600만 장의 전단 살포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앞서 25일 백령도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기 위해 인천항을 출항하려던 탈북자 단체도 이를 저지하는 진보단체 회원들과 마찰을 빚은 뒤 풍랑주의보로 여객선 출항이 중단돼 계획이 무산됐다. 18일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대북풍선단)도 철원읍 옛 노동당사 인근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려고 했지만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철원=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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