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 방사성 물질 편서풍 타고 지구 돌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7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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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가능성 배제못하지만 농도는 미미' 분석

일본의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해 퍼지고 있는 방사성 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지구를 한 바퀴 돌면 어떻게 될까.

정부는 일본 원전사고가 심각해지면서 '방사능 공포'가 퍼지자 한반도 상공을 흐르고 있는 편서풍이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편서풍이 지구를 한 바퀴 돌 시간이 되면서 다시 우려가 퍼지고 있다.

더욱이 일본을 기준으로 할 때 한반도보다 더 먼 곳에 위치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미량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가기상연구소 정영신 과장은 27일 "지상 10㎞ 전후의 상층에서 부는 편서풍은 일반적으로 20일 안팎이면 지구를 한 바퀴 돌게 된다"면서 "기류 변화에 따라 빠르면 2주일만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대지진 이후) 이미 편서풍이 지구를 한 바퀴 돈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타고 방사성 물질이 흘러 퍼졌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농도는 상당히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등 각국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이 일본에서 날아갔을 가능성을 열어놓은 분석인 셈이다. 또 유해성 여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바람을 타고 지구 한바퀴를 도는 사이에 농도가 상당히 낮아졌을 개연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정 과장은 그러나 "최근 중국 쪽에서 황사가 몰려오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일본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방사성 물질이 일본에서 중국이나 한반도로 흘러왔을 또 다른 가능성은 편서풍 아래로 부는 하층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경우다.

상층 바람인 편서풍의 흐름은 바뀌지 않지만 편서풍의 아래 쪽에서 부는 하층 바람의 경우는 기압 배치 등에 따라 얼마든지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하층 바람은 방사성 물질을 이동시키는 힘이 약해 일본에서 한반도로 방사성 물질 등을 실어나르기가 어렵거나 극히 미미한 양만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3월에는 하층의 주풍이 북서풍 계통이지만 기압 변화 등에 따라 북동풍이 불 수 있고 4월에는 남동풍도 생길 수 있다"며 "6월에 장마철이 시작되면 북태평양 기단의 영향을 받아 남서풍이 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방사성 물질로 인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다만, 일본 원전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고 장기화 할 경우에는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 국가핵안전국은 이날 정부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발표문에서 헤이룽장성의 3개 검측지점에서 인공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핵안전국은 "해당 방사성 물질의 농도는 자연적인 방출량의 10만분의 1 정도에 불과해 건강에는 아무런 해가 없으며 별도 조치를 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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