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유족이 하늘에 보내는 편지]故 방일민 중사에게 아버지 방광혁 씨(59)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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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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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한 새 주소로 찾아오렴

최근에야 택시 운전을 다시 시작했다. 지난해 11월까지는 천안함 사건 관련 재단을 만드느라 여기저기 다녀야 했거든. 그런데 택시를 몰면서도 네 생각에 기사의 본분을 잊는 일이 종종 있단다. 네 생각을 하다가 손님이 가자는 곳을 제대로 못 듣고 엉뚱한 곳에 세워주는 일도 몇 번 있었어. 그런 어이없는 일도 일어나더라. 네가 없으니까. 네 동생 동민이는 12월에 군대 간다. 난 남자가 군대는 갔다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네 엄마는 “죽어도 못 보낸다”고 하네. “난 우리 아들 다신 군대 안 보낼 거야. 또 사고 나면 어떡해. 다시 못 보면 어떡해” 하는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 네 엄마는 자다가도 툭하면 일어나 현충원에 가. 자다 깨면 네 엄마 잠자리는 어느새 비어 있고 전화해 보면 현충원에서 울고 있고. 그리고 우리 이사했다. 인천 서구 검단에 있는 아파트로. 혹시 찾아올 일 있으면 전에 살던 곳으로 가지 말고 새 주소로 오렴.

(방 중사=24, 서울, 부모, 2남 중 첫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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