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유족이 하늘에 보내는 편지]故 심영빈 중사에게 아버지 심대일 씨(62)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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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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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기운을 준 너였는데…

군생활을 하면서 네가 보내준 건 한 푼도 쓰지 않은 월급통장만은 아니었나 보다. 네가 떠난 후 이 아비는 부끄럽게도 하던 일을 더 할 수가 없게 됐다. 몸이 허해서 도저히 건설도구를 쥘 힘이 없구나. 네가 우리에게 보낸 건 하루하루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운’이었던 모양이다. 생각해보면 서로 일하는 곳이 너무 멀어 한 달에 한두 번밖에 만날 수 없었는데도 이 나이가 되도록 건설현장에서 탈 없이 일할 수 있었던 것도 다 네가 불어넣어준 그 기운 때문이 아니었겠냐. 아침저녁 매일 걸려오던 인사 전화, 디스크를 앓는 엄마가 걱정돼 반복해서 “괜찮으시냐”고 묻던 너. 1년이 지났는데 그 일들이 잊히지 않는구나. 1년 동안 나와 네 어미는 우리 영빈이만 생각하며 보냈다. 가끔 사람들이 “영빈이가 언제 보고 싶으냐”고 물어볼 때가 있어. 나와 네 엄마의 대답은 1년 내내 한결같았단다. 영빈아, 한순간 한순간 매일매일 보고 싶다. 한시도 빠짐없이 널 사랑한다. 영빈아.

(심 중사=26, 강원 동해, 부모, 2남 중 첫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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