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유족이 하늘에 보내는 편지]故 이상민 하사에게 아버지 이재우 씨(52)가

자다가도 일어나 소주 한잔

상민이 이 녀석아, 내 아들아.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거냐. 아빠는 요즘도 길에서 키 큰 아이들이 지나가면 그게 다 너 같아서 한참을 돌아보게 되더라. 혹시나 우리 아들이 돌아온 건 아닐까 싶은 생각에 말이다. 가만히 있다가도 문득 네 얼굴이 생각나. 누워서 자다가도 일어나 소주 한잔씩 들이켜야 해. 술로도 네 얼굴 지우는 일이 쉽지가 않구나. 이번 명절 때는 네 생각이 더 절실했다. 아빠는 요즘도 매달 한 번은 네가 있는 현충원을 찾고 있다. 그렇게 해야만 마음이 그나마 좀 가라앉거든. 네가 사고를 당했던 바다는 장례식 이후로는 차마 다시 가보질 못했다. 네가 그 안에서 홀로 얼마나 무서웠을지, 얼마나 아팠을지 생각하면 아빠는 지금도 가슴이 찢어질 것 같구나. 평소 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못해줬던 것이 지금에 와서 이렇게 후회될 수가 없구나. 사랑한다. 사랑한다 아들아. 딱 한 번만 너에게 다시 한번 이 말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건만….

(이 하사=22, 전남 순천, 아버지, 2남 중 첫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