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47억 건넸다” 증언에 천신일 쓰러져

  • 동아일보

“혈압 높아 휴식 필요” 공판 중단… 이수우 대표 대가성 인정

이수우 임천공업 대표(55)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 등과 함께 47억여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68)이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공판 도중에 갑자기 쓰러졌다.

천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40분경 증인으로 출석한 이 대표가 “천 회장이 베푼 은혜를 갚기 위해 돈을 건넸다”며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계속 해나가는 순간 휠체어에서 일어나 머리를 부여잡고 법정 바닥에 드러누웠다.

재판부는 곧바로 휴정을 선언했고 법원 의무실 관계자는 “최고혈압이 180, 최저혈압이 100으로 너무 높고 저혈당 증세까지 있어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단의 동의를 얻어 공판을 중단하고 다음 공판기일인 24일 이 대표를 다시 불러 증인신문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천 회장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서울구치소로 돌아가 구치소 의료진의 진료를 받았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이날 공판에서 이 대표는 “천 회장이 친동생처럼 아껴줘 은행 대출이 막히는 등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부탁을 드렸다”며 “그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에 세 차례에 걸쳐 현금 26억여 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천 회장은 오전 공판 내내 고개를 푹 숙인 채 괴로워하는 표정이었으며, 오후 1시경 휴정했을 때에는 점심식사를 거른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