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화천군, 감사해요” 에티오피아서 온 편지 70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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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3년째 장학금 지원
110여명 혜택… 지역주민-군장병들도 기부 한마음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중단할 처지였는데 너무 고맙습니다.”

강원 화천군에 검은 대륙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학생들의 감사 편지가 이어지고 있다. 2일 화천군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화천 지역 전투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장병들의 손자 손녀인 현지 학생들이 ‘화천군이 장학금을 지원해 줘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 70여 통을 보내왔다.

아마누엘 메스핀 군(11)은 “우리 할아버지들의 영웅적인 행위를 기억해 주고 우리 교육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도와준 한국인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적었다. 뷰크티이 데메세 군(13)은 “한국인들이 우리가 훌륭한 학생이 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었다”며 “한국에서 전사한 우리 할아버지들의 이름으로 감사를 전한다”고 썼다. 또 알레마에후 세보카 군(14)은 “장학금을 통해 배움에 대한 흥미가 커졌다”며 “내 인생이 기쁘게 변하도록 도와준 화천군에 감사를 전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화천군이 6·25에 참전한 에티오피아 장병들의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 그해 12월 61명의 1차 장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전달했고 지난해 8월 54명을 추가 선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군부대와 지역 주민들도 에티오피아 장학사업에 동참했다. 화천에 주둔하는 육군 7보병사단 장병 670명과 32명의 지역 주민들이 매월 156만여 원을 기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평화의 댐에 설치된 평화의 종 타종 수익금 전액이 에티오피아 장학금으로 운영된다. 관람객들이 평화의 종을 칠 때마다 500원씩을 받아 지난해 1500만 원의 수익금이 발생했다. 올해는 2000만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 장학금 수혜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최문순 화천군 기획감사실장은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들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에 있다”며 “6·25전쟁 참전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 전 국민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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