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딸 ‘문제지 유출 족집게 과외’ 의혹 특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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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경찰 수사와 별개로… “확인땐 중징계”
학부모 “문제제기에 동조한 교사들 불이익 없어야”

서울시교육청이 현직 고교 교사의 딸이 어머니 학교 학생을 상대로 ‘족집게 과외’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Y고교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본보 22일자 A1·2면 참조
A1면 [단독]현직교사-딸 문제유출 의혹
A2면 시험문제-과외내용 ‘판박이’


시교육청 관계자는 22일 “사안이 워낙 중대해 경찰 수사와 별개로 자체 감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찰 수사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자체적으로 학생 및 교사를 접촉하는 등의 감사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해당 교사는 정직 이상의 중징계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진상조사를 하기 위해 해당 학교를 찾은 서울 강동교육청 담당 장학사는 교장에게서 사건 개요를 보고 받고 학교의 자체 조사 진행 과정이 기록된 문건을 전달받는 등 사실 확인에 나섰다.

해당 학교인 Y고는 이날 하루 종일 충격에 휩싸였다. 올해 고3이 된 한 남학생은 “누구는 1점이라도 더 받으려고 밤새워 공부하는데 누구는 손쉽게 좋은 성적을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친구들이 큰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또 다른 3학년 여학생은 “이런 일이 우리 학교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고 부끄럽다”며 “용감하게 문제 제기를 한 친구들이 이번 일로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교 교사들은 오히려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한 교사는 “그동안 쉬쉬하던 분위기에서 드디어 벗어날 수 있게 돼 후련하다”며 “학교가 덮으려 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으니 교육청과 경찰이 적극적으로 진실을 밝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처음 문제 제기를 한 학생의 학부모는 “문제 제기에 동조한 선생님들이 징계를 받고 이사회에 불려 다니는 일이 없도록 바로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09년 서울시교육청은 이 학교를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해 최근까지 4억 원을 지원했으나 ‘사교육 없는 학교’ 이름이 무색하게 됐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의 최미숙 대표는 “국민 혈세를 지원받은 학교인 만큼 학부모와 학생들의 기대도 컸을 것”이라며 “현직 교사가 연루된 이번 사태로 교사와 학부모, 학생 사이의 신뢰에 금이 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당 학교 관계자 역시 “학부모에게 ‘사교육 없는 학교’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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