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제역 발생지역에서 생산된 원유를 생우유(마시는 우유)로 판매할 수 있게 하면서 유업체들의 원유 수급에 숨통이 트였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구제역 발생 농가 반경 3km 이내에서 생산된 원유도 열처리를 거쳐 생우유로 판매할 수 있게 허용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지역은 지금까지 ‘위험지역’으로 분류돼 여기서 생산한 원유는 열처리를 거쳐 분유로만 팔 수 있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 백신접종이 끝나 원유를 통한 구제역 전염 위험성이 해소돼 이같이 결정했다”며 “구제역은 인수공통 전염병이 아니라 우유도 고기와 마찬가지로 섭취해도 안전하고, 구제역 바이러스는 50도 이상으로 열처리하면 파괴된다”고 말했다. 현재 시판되는 마시는 우유 제품은 180도 내외의 온도에서 열처리한다. 정부는 이 같은 방침을 담은 공문을 17일 유업체 측에 전달했다. 각급 학교의 개학을 앞두고 원유 부족으로 고심해 온 유업체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수급에 숨통이 트였다”며 환영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찜찜하다는 반응이다. 학교에서 우유 급식을 받는 초등생 자녀를 둔 서지영 씨(39·주부)는 “정부나 유업체가 안전하다고 하지만 아이들에게 먹이기 꺼림칙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정성욱 씨(32)는 “구제역 발생지역 원유가 분유에 들어가는지도 처음 알았다”며 “믿고 마시기야 하겠지만 예전만큼 잘 챙겨 마실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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