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진보 교육감들의 능동적인 면은 좋지만 그들이 만든 이슈는 교육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보수 교육감은 수동적, 진보 교육감은 너무 능동적이다. 능동적으로 이슈를 창출하고 있지만 교육 본질에 가까운 것은 아니다.”
국내 최대의 교원 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안양옥 회장은 인터뷰 내내 ‘교육 본질’이란 단어를 반복했다. 진보 교육감들이 만들어낸 체벌 금지나 무상급식 등도 중요한 이슈지만 가장 중요한 ‘잘 가르치는 것’에 대한 논의는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안 회장은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힘쓰면서 주5일 수업 전면 도입과 교원 정치참여에 주력하겠다고 동아일보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밝혔다.
―주5일 수업이 왜 필요한가.
“부모는 주5일 근무를 하는데 자녀는 토요일에 학교를 나간다. 주5일 수업은 가족 문화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모든 국민을 이해시킬 수 있는 타당한 근거를 연구해서 올해 안에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도 우리 제안에 긍정적이다. 또 한국노총도 진정한 주5일 근무제의 완성은 주5일 수업에 있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해서 추진할 것이다.”
―진보 교육감이 내놓는 정책마다 반대하는데….
“회장 취임 이후 16개 시도교육감을 모두 만났다. 진보 교육감의 능동적인 면은 좋지만 그들이 만든 이슈는 교육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 무상급식이나 체벌 문제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이슈가 아니라 공교육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잘 가르치고 방과 후에는 정규 수업이 채우지 못한 다양한 적성을 길러주는 일이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문·예·체’를 내세운 것은 좋으나 그것만 강조해서도 안 될 일이다.”
―새 학기부터 무상급식, 체벌금지가 시행된다.
“한파와 구제역 여파로 물가가 오른 상황에서 제대로 무상급식이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다. 점진적으로 해야 할 일을 갑자기 하려고 했기 때문에 허상이 될 우려가 커졌다. 체벌은 학교가 자율권을 갖게 하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무조건 금지하는 서울시교육청 방침이 달라 학교에서 혼선을 빚을 수 있다. 교육감이 고집만 내세워서는 안 된다.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개학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에서 전교조 소속 교사가 교장이 됐다.
“교총이든 전교조든 상관없이 선발 절차가 공정해야 한다. 이번 공모제에서는 학부모까지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진보 교육감이 전교조에 노골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는 공모제 취지에도 어긋난다. 내부형 공모제 결과에 대한 반대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교장 공모제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교육감을 감시할 수 있는 공정감시단을 운영하려 한다.”
―교원 정치참여 계획은 얼마나 진행됐나.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치르는 내년을 앞두고 교원 정치참여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14일에는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를 만났고 곧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만날 것이다. 일부 의원은 지원하겠다는 뜻도 보여줬다. 우선 올해 안에 교원이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권한과 정당 후보의 교육정책에 대해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할 것이다. 정당 활동 개방은 아직은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
―전교조와의 연대는 어떠한가.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과 만나 함께 참정권 확보에 나서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정체된 상황이다. 그동안 전교조가 정당 활동과 계기수업 등을 해온 것을 국민에게 사과하고 설명해야 한다는 우리 요구를 전교조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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