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북항 화물유치 못해 1년째 ‘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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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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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 공사는 마무리됐지만 처리할 화물(물동량)을 확보하지 못해 정식 개장이 늦춰지고 있는 인천 북항 부두.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부두 공사는 마무리됐지만 처리할 화물(물동량)을 확보하지 못해 정식 개장이 늦춰지고 있는 인천 북항 부두.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정부 예산과 민간자본을 포함해 8000억 원이 넘게 투자된 인천 북항 일부 부두가 준공 1년이 넘도록 처리 화물을 유치하지 못해 개장이 지연되고 있다. 7일 인천항만공사(IPA)와 항만업계에 따르면 북항 개발사업은 인천 내항의 만성적인 체선(滯船), 체화(滯貨) 현상을 해소하고 늘어나는 원목 사료 철재 제품 등 일반 화물을 처리하기 위해 17선석(船席)을 조성할 계획으로 추진됐다. 1996년 이후 사업비만 8292억 원이 투입된 거대 사업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부두 공사를 끝내고 개장하려던 계획은 부두 운영회사들이 처리 물동량을 확보하지 못해 일정이 미뤄졌다.

실제로 인천북항벌크터미널과 북항한진부두는 지난해 북항에 2만 t급 규모의 부두 2선석과 1선석을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처리할 화물이 없어 개장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 부두 운영사들은 개장에 앞서 시범하역을 하고 있지만 컨테이너 화물에 비해 일반 화물의 사정이 좋지 않아 개장 시기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북항 내 여러 종류의 부두가 공사를 마치고도 제때 개장 못하고 있는 것은 국제 물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수요 예측을 잘못했기 때문. 1990∼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매년 5∼7%씩 일반 화물 수요가 늘어나 정부와 인천시는 인천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북항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물류비 절감을 위해 일반잡화 등의 화물이 포장 형태로 규격화(컨테이너화, 팔렛트화)하는 추세를 파악하지 못했다. 컨테이너 화물은 늘어나고 일반 화물 수요가 줄어드는 것을 예측하지 못한 것. 여기에 경쟁항인 경기 평택항에 양곡과 사료 부두 등 일반 화물을 처리하는 부두가 잇따라 개장하면서 물동량을 빼앗긴 것도 화물 감소의 이유다. 또 수도권에 인구 집중 유발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규제하는 관련 법 때문에 수출입을 많이 하는 제조업체들이 인천을 떠나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올해 새로 개장하는 부두 2선석을 포함해 5선석이 개장하면 약 60명의 하역인력이 필요하고 인건비만 월 3억 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항만업계에서는 “10년 앞을 내다보지 못한 예측으로 수천억 원짜리 시설이 놀고만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북항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IPA는 북항 9개 부두 운영사와 함께 북항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추진 과제를 수립해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IPA 부두운영팀 관계자는 “2014년 인천 내항 가운데 1, 8부두와 6부두의 재개발이 이뤄지면 오히려 일반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부두가 부족해 북항부두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화물 부두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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