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 만 여명작전’ 도중 총상을 입고 오만에서 치료를 받아온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58)이 29일 밤 ‘에어 앰뷸런스’(환자이송 전용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했다. 석 선장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수원 아주대병원까지 최고 수준의 경찰 에스코트를 받으며 20여 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다. 석 선장을 맞은 아주대병원은 영상의학과 외상외과 등 관련 분야 13개과 20여 명의 의료진이 비상 대기했다.
○ 공항서 병원까지 무정차 호송
29일 오후 10시 33분 서울공항에 도착한 석 선장은 곧바로 대기 중인 앰뷸런스로 옮겨졌다. 앰뷸런스는 공항에서 수원 아주대병원(25.5km)까지 순찰차 2대의 호송을 받으며 단 한 차례의 신호대기도 없이 20여 분 만에 도착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이날 앰뷸런스가 지나가는 주요 교차로 12곳에 경찰을 배치하고 신호등을 조작해 앰뷸런스를 무정차 통과시켰다. 또 경찰기동대 1개 중대(100여 명)를 병원에 배치했다.
오후 11시 35분경 병원에 도착한 석 선장은 얼굴을 제외한 전신이 담요로 덮인 채 이동식 침대에 실려 컴퓨터단층촬영(CT)실로 직행했다. 이 과정에서 잠깐 동안 취재진에 모습이 드러난 석 선장은 입에 인공호흡기 호스를 꽂고 있었으며 수염이 길게 자란 상태였다. 침대 양쪽엔 오만에서 함께 귀국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등 의료진이 따랐다. 석 선장은 혈액검사와 CT 검사를 마치고 30일 0시 15분경부터 3시간가량 수술을 받았으며 이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수술 이후에도 의료진은 혈관 및 장기 손상, 총상에 따른 뼈와 근육 손상, 신경 손상, 폐동맥 손상 등 신체 부위별 손상 가능성에 대비해 24시간 대기 중이다. 이에 앞서 병원 측은 28일 오후 석 선장의 이송이 결정되자 유희석 병원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진료 및 수술 계획을 점검했다.
○ “여보, 깨어만 나세요”
30일 오후 민항기를 이용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최 씨와 차남 현수 씨(30)는 이날 공항에 내리자마자 곧바로 아주대병원으로 향했다. 최 씨와 현수 씨는 병원에 도착한 직후 유 원장, 이 센터장 등을 만나 20여 분간 남편과 아버지의 건강상태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석 선장이 입원해 있는 중환자실로 향했다.
최 씨는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남편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여보, 깨어만 나세요”라고 울먹였다. 현수 씨는 줄곧 어머니를 부축한 채 침통한 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가족들은 석 선장과 1분 남짓한 짧은 만남을 가진 뒤 병원 측에서 마련한 13층 VIP 병실에서 휴식을 취했다.
한편 경남 밀양시 무안면에 거주하는 석 선장의 아버지 석록식 씨(83)와 어머니 손양자 씨(79)도 집에서 TV를 통해 아들의 한국 도착 모습과 입원 장면을 지켜보면서 아들의 빠른 쾌유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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