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해적 5명, 왕실전용기로 데려가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9일 03시 00분


원전-파병 계기 편의 제공… 내일 새벽 김해공항 도착

소말리아 해적 5명이 아랍에미리트(UAE) 왕실 전용기로 30일 새벽 김해공항에 도착한다.

정부 소식통은 28일 “청해부대가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에서 생포한 해적들을 압송하기 위해 UAE 왕실이 전용기를 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한국의 원자력발전소 수주와 특전부대 파병 등 우호관계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파격적인 협조”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는 해적을 압송하기 위해 민항기나 군용기를 이용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해왔다. 민항기는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일반 승객과 분리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군용기는 영공 통과를 위해 주변국의 허가를 얻어야 하는 문제가 있어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

이런 문제는 UAE 왕실의 협조로 금세 해결됐다. 이번 결정에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자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해 5월 방한 당시 육군 특수부대의 대테러 시범을 보고 감탄해 한국군의 파병을 요청했고, 한국군 특수전 요원 120여 명이 11일 현지에 도착해 UAE군 교육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번 구출작전에서 인질을 모두 구출한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 요원들의 완벽한 임무 완수에도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안다”며 “원전 수주 과정에서 쌓인 이명박 대통령과의 각별한 관계도 작용했다”고 전했다.

한편 오만 당국이 해적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음에 따라 해적들은 곧바로 선박이나 헬기편으로 UAE 공항으로 옮겨져 한국으로 출발한다. 해양경찰청은 해적들이 김해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신병을 인수해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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