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소폭이라도 올려야 하는 필요성은 있지만 정부가 동결을 요청하는 데다 학생 반발도 예상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대구가톨릭대는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다. 2009년부터 3년째. 이 대학은 7일 등록금 조정위원회를 열어 “교직원 충원과 단과대 시설 개선, 장학금 확대 등 등록금 인상 요인은 많지만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소병욱 총장은 “등록금을 몇 년째 동결하면서도 지난해 정부의 ‘잘 가르치는 대학’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국가지원금을 더 확보해 등록금 동결에 따른 부족한 재정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립대도 지난해 수준으로 등록금을 묶기로 결정했다.
영남대와 대구대 등 다른 사립대는 이달 말까지 인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 대학 관계자들은 “3% 인상은 필요하지만 올해부터는 등록금 심의위원회에 학생 대표를 참여시켜야 하는 변수가 있어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대학 사정도 비슷하다. 부산대와 부산교대 등 몇몇 대학 총학생회는 최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 심의위원회에 학생 대표 참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요구했다. 학생들은 “대학들은 등록금 심의위원회가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국립대에 비해 사립대는 등록금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의 등록금 동결 요구에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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