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서울신학대 내년 100주년 “주민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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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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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학자 초청 인문학 강좌 일반인-재학생 함께 수강
시설 개방-지역봉사도 ‘호응’

1일 경기 부천시 서울신학대가 진행하는 인문학강좌를 듣기 위해 교내 대강당에 모인 학생과 시민들. 서울신학대는 11월까지 매주 금요일 국내 유명 학자들이 강연하는 인문학강좌를 무료로 운영한다. 사진 제공 서울신학대
1일 경기 부천시 서울신학대가 진행하는 인문학강좌를 듣기 위해 교내 대강당에 모인 학생과 시민들. 서울신학대는 11월까지 매주 금요일 국내 유명 학자들이 강연하는 인문학강좌를 무료로 운영한다. 사진 제공 서울신학대
1일 오전 10시경 경기 부천시 소사구 소사본2동 서울신학대 대강당.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당에 수강생들이 한두 명씩 자리를 메우더니 30분이 지나자 빼곡하게 들어찼다. 수강생 가운데 앳된 얼굴의 대학생들도 보였지만 절반가량은 30, 40대 시민들이었다. 이들은 박경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우리 시대의 평화’를 주제로 진행하는 강의를 듣기 위해 강당에 모였다. 주부 이윤미 씨(46)는 “신학대에서 진행하는 강좌라서 종교적 내용이 대부분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논리적 글쓰기나 효과적 스피치 방법에 이르기까지 사회생활에 필요한 주제가 많아 수강하게 됐다”며 “대학 진학을 앞둔 수험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다음 강의부터 고등학생인 딸과 함께 참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개교 100주년을 맞는 서울신학대가 부천시민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대학이 11월까지 매주 금요일 재학생과 부천시민이면 누구나 수강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하고 있는 인문학강좌가 대표적이다. 취업에 필요한 실용학문에 밀려 인문학이 설 자리를 점점 잃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국내 유명 학자들이 강사로 나선다.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한국기독교와 민족운동’에 대해 강연한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김동길 전 연세대 부총장, 박정하 성균관대 교수가 각각 ‘역사란 무엇인가’와 ‘논리적 글쓰기’에 대해 강의했다. 앞으로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 김영길 한동대 총장,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등 지식인들이 강단에 올라 모든 학문의 기본이 되는 역사와 철학, 인간과 삶에 대해 강의한다. “이 강좌를 운영하는 데 보태라”며 신학과를 졸업한 81학번 동문들이 1억 원을 기부한 것도 화제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가 1911년 서울 중구 무교동에 설립한 이 대학은 1974년 부천으로 이전한 뒤 그동안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성주산을 낀 녹지 15만 m²를 사들여 2003년부터 등산로와 체육시설로 개방했다. 1990년 부천종합사회복지관을 짓는 데 필요한 땅을 시에 기부한 뒤 현재까지 위탁운영에 필요한 사업비와 복지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 복지관이 보건복지부가 평가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1997년부터 사회봉사센터를 설치해 재난현장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모든 재학생이 사회봉사실천 과목을 수강한 뒤 부천의 복지시설에서 27시간을 봉사해야 한다. 이 밖에 부천지역 보육시설에 효과적인 프로그램과 교재 등을 지원하는 보육정보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카운슬링센터, 아동발달지원센터, 평생교육원이 진행하는 각종 교양강좌를 통해 시민들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유석성 서울신학대 총장은 “신학대가 목회자가 되는 데 필요한 학문만을 가르치는 시대는 지났다”며 “개교 10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신학대는 현재 신학과와 기독교교육과, 교회음악과, 사회복지학과, 보육학과, 유아교육과, 영어과, 중국어과 등 8개 학과와 5개 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재학생은 3000명에 이르며 지금까지 졸업생 1만5000여 명을 배출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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